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전체
  • 일반뉴스
  • 오피니언
  • 메타TV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대상에 허세훈·송서연 학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2024년, 의과대학 증원 사태로 집단휴학 중인 의대생도 깊은 고민과 미래에 대한 꿈이 있었다. 휴학 중에도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낸 의대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메디칼타임즈 주최로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제4회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은 의대증원 대란으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됨에 따라 더욱 뜻깊은 자리로 꾸려졌다.수상자는 총 10팀으로 대상 1팀, 최우수상 3팀 우수상 6팀으로 각각 대상 500만원, 최우수상 300만원, 우수상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했다. 시상에는 메디칼타임즈 박상준 취재보도본부장 이외에도 후원사인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협찬사인 비아트리스 김지영 전무가 맡았다.지난해에 이어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학생위원회 임지향 위원이 심사강평을 진행 하는 모습. 심사위원장을 맡은 가톨릭의대 임지향 교수(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회 학생위원)는 "올해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공모전이 진행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작품을 받아보니 의대생들의 활기차고 현재와 미래를 보는 시각들이 담겨 있어 굉장히 기뻤다"고 총평했다.임 교수는 "10작품을 선정했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근소한 차이였다"면서 "이번 공모전 참여가 미래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긍정적인 생각을 지닌 의대생들이 자랑스럽다"고 심사 강평을 전했다.실제로 올해는 의대증원 사태 여파로 상당수 의대생이 휴학 중인 상태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을 작품에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대상 수상자인 고려의대 허세윤, 송서영 학생은 집단 휴학 기간을 활용해 진로에 대한 고민과 운동을 해볼 것을 제안했다. 대상은 고려의대 본과 4년 허세윤, 송서영 학생이 '너 무슨과 하고싶어?'라는 주제로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 중 유일한 본과 4학년으로 실습과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풀어냈다. 의대증원 사태 이슈와 별개로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담담하게 그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허세윤 학생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볼 시간이 없었는데 (의대증원 사태를 계기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송서영 학생은 상금을 어떻게 쓰겠느냐는 질문에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행을 가거나 미래를 위한 준비 자금으로 쓰겠다"고 답했다. 이어 의대생 동료들에게는 "그동안 달려왔던 것을 잠시 내려놓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되길 바란다"고 한마디 남겼다.최우수상을  수상한 가톨릭 관동대 안하은, 성균관대 나예원, 경희대 박연정 학생최우수상은 총 3팀으로 먼저 가톨릭 관동대 본과 3년 안하은, 성균관대 본과 2년 나예원 학생, 경희대 예과 2년 박연정 학생이 '나노봇: Tiny Tech, Mighty Health' 제목으로 영상작품을 출품했다. 이들은 미래의 진료실 환경을 가상현실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각각 다른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3인방이지만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의기투합해 기획안을 짜고 영상을 촬영, 편집해 작품을 완성했다. 이들은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미래 의료 기술을 상상해볼 수 있어서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최우수상을 수상한 연세 원주의대 권석준, 김예린 학생 이어 연세 원주의과대 본과 3년 권석준, 1학년 김예린 학생은 '나의 의사 체험기-필수의료편'을 주제로 웹툰을 그려냈다. 가상 속 필수의료 의사가 됐을 때 상황을 통해 필수의료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김예린 학생은 "현재 답답한 시기인데 저희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많은 기사도 찾아보고 고민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최우수상을 수상한 성균관의대 본과 조하령, 정소예 학생 마지막으로 최우수상 수상자인 성균관대 본과 2년 조하령, 정소예 학생은 '(미래)의사의 삶이란: 디지털 헬스케어 모큐멘터러'를 주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래 의사의 진료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영상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조하령 학생은 "환자들에게 AI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실제로 진료를 어떻게 바꿀지 재미나게 영상으로 풀어보려고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우수상은 총 6팀이 선정됐으며 시상식에는 2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우수상을 수상한 조선대 김상은 학생 조선대 본과 3년 김상은 학생은 '이번 생은 의료붕괴를 막겠습니다'라는 주제의 웹툰을 통해 의대증원 사태로 인해 망가진 의료현실을 짚고 의대생의 눈으로 본 의료제도 개선책을 제시했다.김상은 학생은 "상황이 안좋을 때 의대생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준 메디칼타임즈 관계자분에게 감사한다"면서 "평소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유튜브로 독학하면서 웹툰을 완성해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우수상을 수상한 연세대 박준호, 이지하 학생 이어 우수상 수상자인 연세대 본과 3년 박준호, 이진하 학생은 '우리 의대로(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주제의 영상을 출품, 의대증원 이후 미래 의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재치있게 풀어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공모전에 도전에 수상하지 못했지만 올해 다시 출품해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박준호 학생은 "의대생들이 의견을 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서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도전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우수상 수상작에는 경희대 류지원 학생이 '재활의 시간, 의사로 다시 서다'라는 영상작품을 제출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재활치료를 받으며 환자의 시선으로 의료를 바라보게 된 경험을 통해 의사로서 거듭나는 모습을 영상으로 그렸다.충북대 이동현 학생은 '2034년 의대생활'이라는 주제로 2025학년도 의대증원 10년후 의과대학 교육과정이 붕괴된 가상의 현실을 영상으로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해부학 장비가 부족해 메스를 대신해 문구용 칼로 해부실습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등 10년 후의 의대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연세대 원주 노현승 학생은 '의료제도의 변곡점-미래 대한민국의 의료제도는?'이라는 주제로 의대증원 사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의료붕괴 현실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와 함께 의대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의료제도 개선점도 함께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이화여자대학교 이지현 학생은 '의사밖에 될 수 없겠지'라는 주제로 영상 콘텐츠를 출품했다. 지금까지 진료·연구하는 의사로서의 진로만 달려온 길을 잠시 멈추고 의사 창업 등 다양한 진로를 제시하며 의대생 동료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관계자 모두 단체사진을 촬영 중인 모습. 이날 시상식에서 메디칼타임즈 박상준 취재보도본부장은 "의대증원 사태로 전국 의과대학생들이 휴학하는 편치 않은 상황에서도 공모전에 적극 참여해줘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미래의사인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계속 듣겠다"고 말했다.박 본부장은 "앞으로도 공모전을 더 확대, 발전해 나갈 계획으로 내년에도 더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면서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심경이 복잡하겠지만 향후 훌륭한 의료인이 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09-30 05:30:00병·의원

허무의 너머에는

메디칼타임즈=인제의대 3학년 김성재 나는 지난 8개월간 현 사태에 대한 카드뉴스와 영상을 제작하거나 경험을 위해 인턴 생활을 하는 등, 대의와 실리 어느 쪽도 놓치지 않고 슬기로운 휴학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자신했었다.젊은 의사들을 위로하자는 취지의 행사를 주최하고 성황리에 마무리한 다음 날 오후 어머니의 울음 섞인 절규에 잠이 깨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외할머니께서 림프종을 진단받으신 지 고작 2주 만이었다.그 후 당신의 육신이 불 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날짜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경황없는 3일이었다. 기억나는 장면은 입관할 때 5살 어린이처럼 엄마를 하염없이 불러대는 나의 엄마와 술에 취해 바닥에 주먹을 내리꽂는 고인의 부군, 그리고 이름 모를 울부짖음."집에 가고 싶다 캤는데, 김치 성그는 거 알려준다 캤는데. 이제 우리 엄마 못 보잖아. 엄마 못 보내겠다, 엄마, 엄마…"그래서 내가 얼마나 무너졌었는지, 림프종이 호지킨성이었는지, 당신의 별세와 의료대란이 어떤 관계였는지 따위의 무의미한 주제들은 제쳐두자.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튼튼하게 축조했다고 믿었으나 가장 필요한 순간에 어떤 위로의 말도 만들지 못하는 나의 철학, 그리고 본과 내내 만들었으나 두 달 전 정형외과를 방문하셨을 적 신생물이란 의심을 던지지 못했던 나의 스키마에 대한 것이다.혹은 수많은 이들이 발버둥 쳤음에도 나아진 게 없어 보이는 뉴스 속 이야기들에 대한 것이고, 피해 갈 수 없는 죽음, 불합리한 사회, 온갖 사사로운 감정들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의료계의 역사에서 난세(亂世)라고 구전될 갑진년의 의료대란 속에서도, 단 하나의 읍소조차 통하지 않는 판국에 우리 대부분이 느꼈을 감각은 분노 혹은 그것이 타버린 후 남은 무력감과 죄책감이 아니었을까.우리는 보통 위대한 철학자도, 우수한 의사도, 난세의 영웅도 아닐 테니, 누군가에게는 자그마할지 모르는 바람에 꺾이곤 하며 거대한 힘 앞에 좌절하기도 한다. 시련 앞에 무너지는 것은 인간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종종 마주하게 되지만 반성의 시간은 너무 짧아서도 길어서도 안 되는 법.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개인마다 다양하다. 고통을 발전에 대한 의지로 승화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술과 담배로 자해하며 잊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다. 누구나 각자의 병법서가 있겠지만 후술할 전략은 최후의 보루임과 동시에 내가 즐겨 쓰는 방법으로, 이미 많은 시도를 해보았으나 여전히 늪에서 헤매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참고하였으면 하는 마음에 기록해 두는 것이다.그것은 바로 좌절이 본인을 온전히 잠식하도록 몸을 내어주는 것이다. 삶의 불합리와 불규칙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나는 어떤 일을 행했는지, 세상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모두 잘근잘근 분석하고 자책하라.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죽기 직전에야 삶의 반짝임을 보았듯 밑바닥에서야 비로소 보이게 되는 경치는, 무질서한 세계 가운데 한마리 포유류에 불과한 나의 존재.비관적인 문장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작동할 뿐인 세계는 분명 무의미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내가 부여하는 것만이 내 삶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적나라한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불완전한 스스로를 정밀하게 인식한 후에야 진정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가 보이게 된다. 한없이 부족한 나이기에 원하는 색채만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이 궁극의 자유를 인지한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당신에게 무력감을 선사하고, 당신을 죄로 속박할 수 있겠는가?의료대란의 끝은 보이지 않을지라도, 죽음은 피할 수 없을지라도, 사람의 감정은 통제할 수 없을지라도, 아름답게 엉성한 이 장소에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만이 의미이자 행복의 전부인데 말이다.밑바닥에서야 비로소 보이던 경치는 허무 끝에 주어진 자유를 통해 무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의 존재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관성에 몸을 맡긴 채 허무의 바다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니체는 고통으로 얼룩진 생에서 영원회귀의 개념을 제시하며 '이 삶이 영원히 반복될지라도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세계에 던졌다. 나는 허무주의의 심연에 빠져 삶을 증오할 바에는 수없이 반복할지라도 즐거울 수 있는 숙명을 찾아 내일 죽어도 좋을 정도로 충실하게 살아가겠다.그러므로 오늘도 나를 지탱하고 남은 생명을 부싯돌 삼아 불합리함에 저항의 불꽃을 던질 것이다. 닿지 않더라도 좋다. 그게 아니라면 남은 선택지는 비관의 절벽으로 낙하하는 것밖에 남지 않으므로.
2024-09-30 05:00:00오피니언

의평원 불인정에도 처분 1년 유예…의료계 강력 반발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교육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평가 불인증 처분을 1년 이상 유예하는 규정을 개정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27일 대한의사협회는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등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가 부실 의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교육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평가 불인증 처분을 1년 이상 유예하는 규정을 개정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이는 교육부는 지난 25일 입법예고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에 대한 반발이다. 만약 이 규정이 시행된다면 의과대학은 교육여건 악화 등으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평가에서 불인증 받더라도 관련 처분을 1년 이상 유예받을 수 있다.현행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제6조 제7항에 따르면 평가·인증 기준·방법·절차 등을 변경하거나 관련 업무의 전부·일부를 중단·폐지할 때엔 결정 후 1주일 이내 그 사실을 교육부 장관에게 알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5월 의과대학 평가인증 기구로 의평원을 재지정했다. 또 주요 변화 평가·중간 평가를 포함한 평가·인증 기준, 방법 및 절차 등을 변경할 시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는 재지정 조건을 통보했다.또 교육부는 중간평가를 포함한 평가·인증을 제외하고 주요 변화 계획서 평가의 기준·방법·절차 등 변경 시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 사전 심의를 재지정 조건으로 다시 통보했다.이에 이들 5개 단체는 교육부 개정안 입법예고는 의평원의 인증평가 과정을 무력화하려는 의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전심의 대상이 아님에도 이같이 통보한 것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의평원을 사전 심의하는 것은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또 이들 단체는 이번 개정안은 무리한 의대 증원에 따라 발생할 문제를 숨기기 위해 정상적인 의학교육 평가 수행조차 막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평원의 의대 평가인증 수행을 막는 것은 의학교육의 질 관리를 포기하고 우수한 의사 양성을 막겠다는 비상식적인 정책이라는 우려다.5개 단체는 "교육부가 의평원을 상대로 인정기관 재지정 처분을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 입학정원 증원으로 초래될 수밖에 없는 의대 부실화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입틀막'까지 하고 있다"며 "이는 수십 년간 쌓아온 의학교육에 대한 노력과 헌신,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의과대학 교육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부실의대는 부실 의사를 양성할 것이 자명하고, 종국에는 국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는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당 개정안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 국민 건강 훼손에 앞장선 관계자들을 모두 밝혀 의법한 처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전국의대학부모연합 역시 27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의평원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대생 학습권 보장을 위해 의평원을 보호하겠다는 목소리다.전의학연은 "학생에게 학교 폭력의 방관자가 되지 말라고 가르치던 교육부가 협박과 같은 졸속 행정 땜질식 입법예고를 했다. 이런 행태는 분명한 폭력"이라며 "교육부는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왜 하느냐. 스스로 폭력을 하고 있지 않나. 학생과 의평원을 상대로 6개월만 버티자고 힘자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작은 그릇이 큰 그릇을 억지로 담으려 하면 둘 다 깨지기 마련이다"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평원을 대한민국 교육부가 힘으로 손아귀에 넣으려 하면 그 결과는 뻔하다"고 강조했다.
2024-09-27 20:24:32병·의원

의학·법학 석학들 "현 의료대란이 미래 한국의료 표준" 우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 사태가 미래 의료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각계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26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의료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 의과대학 정원 정책의 문제점과 향후 여파·대책을 논의했다.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 과정과 절차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 과정과 절차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의 급격한 의대 증원은 단순히 그 숫자를 넘어 법치주의 훼손 우려를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우선 그는 응급의료 붕괴 우려로 정부가 당직의료기관을 강제 지정한 것이 헌법과 근로기준법에 위배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기관 직원들의 강제 근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지난 2월 6일 전공의 사직서수리금지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법치주의 관점에서 여러 의문점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이는 사직과 같은 근본적인 직업의 자유를 단순히 행정명령으로 훼손하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 주장이지만,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설령 일시적인 국민보건 위해가 있다고 해도 4개월간 이 같은 명령을 유지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 침해며, 월급을 주지 말라고 한 것 역시 인권 유린이라는 지적이다. 이 명령으로 근로관계가 시작되지 않은 인턴 예정자나 전공의 예정자들의 권리도 침해된 것도 문제로 짚었다.이와 관련 박 부회장은 "오히려 개혁이 대상이 돼야 할 보건복지부는 열심히 교육과 연구, 환자 진료에 매진한 의사들을 개혁 대상으로 국민에게 낙인찍고 있다"며 "의대 증원을 교육부 장관이 아닌, 복지부 장관이 결정한 것은 위법한 절차다. 이 때문에 준비 없이 2000명 증원이라는 무모한 숫자를 결정해 의학교육은 지속적으로 혼란을 겪고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경기대학교 석희태 명예교수는 의료환경의 변화와 의사 수요 증감을 조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고급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로 전체적인 의사 수요가 증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AI 기술 발전으로 의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일부 분야 수요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대부분 진료에선 여전히 인간 의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복잡한 환자 진료와 결정을 다루는 분야에선 의사 수요가 더 크게 증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다만 석 명예교수는 이 같은 수요 증대가 반드시 의사 총규모 확충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존 진료 분과 재편성·특화 등으로 의사 개인 역량을 강화한다면, 관련 수요가 상당 수준 총족될 것이라는 진단이다.또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수가 합리화, 환자 운송 방법 첨단화, 의사 역량 향상 지원 등이 병행된다면 의사 편재를 완화하고 불필요한 수적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석 교수는 관련 대안으로 임시정원 개념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신의사 확보 종합대책'과 '긴급 의사 확보대책'에 근거해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제도다.정식 정원인 항구 정원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제도 유지 기한이 정해져 있고 필요시 내각회의 결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 이 임시 정원엔 지역과 연구직 할당분이 포함돼 지역의료 공백과 의사과학자 부족 문제의 대책이 될 수 있다는 것.경기대학교 석희태 명예교수는 의료환경의 변화와 의사 수요 증감을 조명했다. 또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료만으로 구성된 정부 내부 기구가 아닌, 다수 외부 전문가 참여에 의한 체계적·지속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그는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른 의사 수요 증감은 장기적 안목에 기한 전문적인 판단과 유연한 결정을 요체로 삼아야 한다"며 "소위 의료개혁은 사회혁명도 군사작전도 아니며 '반동불용', 임전무퇴를 가치로 내세울 일이 아니다. 이는 최고도의 과학적·합리적 계산에 따라 신중하게 진척돼야 할 국가 발전 과정"이라고 강조했다.이어진 지정토론에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희철 부원장은 의학한림원이 지난 2년간 진행했던 의대 정원을 연구 결과를 조명했다. 의대 정원을 변동하기 위해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독립적 추계기관을 통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미 복지부에 보고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만약 증원이 필요하다고 해도 당장 교육이 가능한 범위인 350명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연착륙해야 한다는 것. 이 350명이 현재 의학교육 현장이 수용 가능한 숫자로, 기존 정원의 65%에 해당하는 급격한 증원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한 부원장은 "교육부는 의학교육평가원 평가 기준 및 절차를 심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의평원 자율성 훼손은 물론 의학교육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의대 교수 임용 조건 완화와 탄력적 학사 운용도 의학교육을 선진화하겠다는 의지나 의학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정책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이어 "의대 증원이 이처럼 강대강 대치해야 하는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 건강 수호는 정부와 의료계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가능하다"며 "전문가들이 왜 이처럼 정부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 건강 수호와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해 2025년 의대 증원은 지체 없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서강대학교 이덕환 명예교수는 의료 대붕괴가 이미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전체 전공의의 83%인 1만1732명이 사직해 향후 상당 기간 전문의 임용과 배출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늘어난 의대생들이 전공의 수련을 받는 것도 문제인데, 서울대부속병원을 비롯한 국대 최대 규모 수련병원 역시 한 해 수용할 수 있는 전공의는 100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를 단순 계산하면, 2000명 의대 증원분만큼의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선 20개의 상급종합병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의료는 정부의 의사 악마화로 신뢰를 잃어 미래가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플랜 B'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당부다.그는 "37회의 전문가 협의와 3편의 학술논문이 2000명 의대 증원의 과학적 근거라는 대통령의 반복적인 주장은 소가 들어도 웃을 억지다"라며 "의대 정원을 결정하는 과학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는 합리성이 과학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의사 증원이 국민적 합의기 때문에 늘여야 한다는 정부 주장도 어설픈 궤변"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결국 비현실적인 의대 증원은 국민에게 견디기 어려운 희망 고문이 되고 말았다. 2024학번 이후의 의대생도 '윤석열 세대'라는 무거운 낙인을 지고 평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시작된 의료 대붕괴로 인한 혼란과 상처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진정한 의료 개혁은 복지부를 해체 수준에서 개혁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대한변호사협회 '의료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의료 붕괴 위기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왔다.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 역시 현재 우리가 겪는 의료가 미래 대한민국 의료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늘어난 의대생을 교육할 교수요원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일뿐더러, 이들을 교육할 인프라도 부족해 의학교육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설령 이를 확보한다고 해도 지역에선 입원할 환자가 없어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지기 어렵다.이제 와 의대 증원이 백지화 된다고 해도, 이미 의료계는 정부에 의한 의료 붕괴를 경험해 과거처럼 현장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재로선 상황이 악화할 일만 남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이는 의학 연구 붕괴로도 이어져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김 회장은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발전시켜온 한국 의료를 단 6개월 만에 무너뜨리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며 "안타까운 점은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상황이 종말점이 아니라, 앞으로 더 악화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의료 붕괴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정부는 학계에 통용되는 결과도 아닌, 1만 명 부족이라는 근거를 작위적으로 해석했다"며 "결국 10~15년 뒤에야 현실화되는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 현재의 공백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양은배 정책연구소장은 의료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키워드로 전문가 의견이 중심이 된 의대 정원 정책을 강조했다.전문가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며, 이를 통해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또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의사결정자의 책임 의식을 촉구했다.이와 함께 그는 의학교육의 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하며,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의 목소리를 경청·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양 소장은 "이들이 특정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사직과 휴학계를 제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의대 증원은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고 수정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절차적 공정성의 부족과 의료인으로서 깨진 미래 비전, 자존감 상실이다. 우리나라 의료의 구조적 모순과 신뢰 역시 상실했다"고 우려했다.이어 "이런 부분에 대한 성찰 없이 의대생과 전공의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낙관적이다"라며 "성찰은 마음속 깊이 반성해 살피는 것을 말한다. 사태 해결의 출발은 외부에서 그 원인과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성찰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9-26 17:46:20병·의원
초점

블랙리스트 유포 구속된 전공의…변호사가 보는 '실형' 가능성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최근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전공의 명단을 온라인에 유포한 전공의가 구속되며 의료계가 다시한번 공분에 휩싸였다.이번 전공의 구속 사건은 의대증원으로 인한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된 첫 사법부 판단으로, 향후 이와 관련된 모든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의미가 크다.그렇다면 구속된 전공의가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형 등 실형까지 선고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실제 지난 2020년 신천지예수교 성도들의 명단을 불법 유포한 교회 목사가 징역 8개월의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법률전문가들은 해당 전공의의 실형 판결 예측에 대해 "아직 이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공의 구속, '과도한 처사vs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워'전공의 A씨는 의료계 집단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 명단을 작성 및 게재한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그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복귀 전공의와 근무 중인 전임의, 학교로 돌아간 의대생 등의 개인정보 및 일부 가족들의 신상정보 등이 담긴 명단을 작성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혐의를 받는다.또한 최근 추석 연휴 응급실에서 근무한 의사 및 군의관들의 실명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는 문구 등을 담아 유포했다고 알려졌다.보건복지부는 A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은 이에 더해 '스토킹처벌법' 대상이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올해 1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배포하고 게시하는 행위도 스토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상대방의 어떤 개인 정보나 개인 위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서 제3자한테 제공하거나 배포 게시하는 행위도 이제는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항이 증명이 된다면 스토킹 처벌법에 따른 처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올해 1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배포하고 게시하는 행위도 스토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전공의 A씨의 구속과 관련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변호사)은 "블랙리스트 유포한 전공의에 대한 구속은 과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그는 "일반적으로 범죄와 구속은 사유를 다르게 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며 "같은 범죄를 두고도 상황에 따라 구속 여부가 달라지는데 언론 보도로 보면 이번 사건은 구속 사유에 해당되는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이어 "과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건 당시에도 사법부가 의료진을 구속해 의료계의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며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A씨를 구속했는데 이미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에 다 공개된 상황에서 어떠한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익명을 요구한 의료계에 정통한 변호사 B씨 또한 "전공의 명단 유포는 살인사건과 같이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는 건이 아니라 이미 몇 달 전부터 수사가 시작돼 검찰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 증거인멸을 이유로 구속하는 것은 의료계에 경고를 날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스토킹처벌법만 두고 봐도 피의자 구속율이 10% 이하로 낮다"며 "증거인멸이나 도주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구속은 처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하지만 다른 변호사들은 충분히 구속될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법무법인 명천 최종원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만으로 충분히 구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스토킹범죄 자체에 대한 구속율이 낮더라도 이는 일반적 사건까지 모두 포함한 굉장히 광범위한 범위이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법무법인 한별 전성훈 변호사(대한의사협회 전 법제이사)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만 해당했다면 구속까지 가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스토킹처벌법은 구속까지 이어져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의료계 입장에서는 유감이지만 구속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이어 "당사자가 주요사실을 부인하고 2차 가해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은 구속될 수 있다"며 "사법부에서 사안을 중대하게 본 것 같다"고 전했다.최종원 변호사는 "실형 여부는 검사가 기소시 어떤 혐의를 적용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지금 당장 최종 형량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금 상황을 놓고 본다면 단기형이 선고돼도 어색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실형 예측, 이르지만 가능성 있어…국가 목적성 분명"A씨가 징역형 등 실형까지 선고받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최종원 변호사는 "실형 여부는 검사가 기소시 어떤 혐의를 적용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지금 당장 최종 형량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금 상황을 놓고 본다면 단기형이 선고돼도 어색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이어 "만약 이번 사건을 가볍게 처벌한다면 향후 집단행동이나 파업 등이 있을 때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유포하는 것이 관례처럼 남을 수 있다"며 "국가적으로 관심이 매우 큰 의료계 관련 사건을 경처벌한다면 사기업간 문제는 더욱 처벌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실제 개인의 신상정보가 담긴 명단을 제작해 유포하는 것은 스토킹처벌법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돼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지난 2021년  신천지대전성도 4549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인터넷 카페 등에 유포해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360시간)의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최 변호사는 A씨의 구속과 관련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혐의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그는 "언론에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혀졌지만 업무방해나 국가의 공무집행방해 등 다른 혐의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범죄 판단 역시 실형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거나, 모두 부정하고 판결을 기다리는 방법이 있는데 구속된 상황 속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속적부심과 보석 신청 여부 등을 통해 부당함을 따져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성훈 변호사 역시 "최종처벌로 실형이 선고될 것이라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그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고 재판 과정 등이 남아있지만 일단 범죄 사실이 소명됐으니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이라며 "특히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개개인에 대한 형사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강력한 목적성과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수사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느낀다"고 강조했다.이어 "A씨가 초범이고 도주 가능성 등이 낮음에도 구속된 것은 사법부가 피해사실이 크다고 본 것으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집단행동 첫 사법부 판단…"향후 재판 줄줄이 여파 있을 것"이번 전공의 구속 건은 의정 갈등 사례 후 첫 사법부 판단으로, 향후 집단행동과 관련된 의료계 재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집단행동이나 스토킹처벌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은 통상적으로 형사부에서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전공의 관련 수사는 국가의 공공질서 및 국가 안보와 연관됐다고 보기 때문에 공수부에서 담당하는 것이다.현재 검찰은 A씨를 제외하고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 이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31명을 송치받아 수사 중이다.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32명 중 30명은 의사, 2명은 의대생인 것으로 확인됐다.뿐만 아니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및 빅5병원 전공의 대표들 또한 최근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바 있다.최종원 변호사는 "현재 빅5병원 대표전공의 등 많은 사직전공의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수사받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전공의들이 정부와 수련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이번 A씨 재판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전공의 집단사직과 관련된 사법부의 첫 판단으로 중요한 판결이기 때문에 결과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고 분석했다.전공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정부 또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이번 A씨 사건을 포함한 전공의 집단행동과 관련된 수사는 대다수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김태훈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집단행동이나 스토킹처벌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은 통상적으로 형사부에서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전공의 관련 수사는 국가의 공공질서 및 국가 안보와 연관됐다고 보기 때문에 공수부에서 담당하는 것이다.공공수사부는 보통 선거범죄, 간첩 등 국가보안법 위반, 불법 파업 등 노동운동 관련 사건, 집회 및 시위 관련 사건, 테러 및 방첩 활동 등을 수사한다.전성훈 변호사는 "수사부서 이관은 인력 부족 등 얼마든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고 이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며 "하지만 국가가 전공의 사건의 처벌 의지를 강력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 또한 "검사와 판사 모두 정권과 국민여론에 휘둘려 과도한 형벌을 내리면 안 된다"며 "특히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법원은 사법부로 별개인 만큼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9-24 05:30:00정책
분석

'7만명' 몰린 의대 수시 정시는 전쟁터...의대교육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 결과 지원자 수가 사상 최초로 7만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수치를 기록했다.지원자는 지난해 5만7192명보다 1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정원 역시 1872명에서 3010명으로 크게 늘어나, 오히려 전체적인 경쟁률은 31대 1에서 '24대 1'으로 떨어졌다.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 속, 학생들은 모집 마지막 시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며 지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첫 적용되는 2025학년도 수시 모집이 마무리된 가운데, 메디칼타임즈가 내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 결과를 면면이 분석해 봤다.■ 의대증원 수혜 없는 서울권 '선방'…인천·경기권 '수혜'우선 의대증원 수혜를 받지 않은 서울권 의과대학은 지원자수가 떨어졌다.지난해에는 444명 모집에 1만8290명이 지원해 경쟁률 41대 1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466명 모집에 1만6671명이 지원서를 접수했다. 경쟁률은 35대 1이다.중앙대의대가 43명 모집에 3770명이 몰려 치열한 경쟁률(87대 1)을 보였으며, 가톨릭의대(65대 1) 경희의대(45대 1), 고려의대(30대 1) 등이 뒤이었다. SKY 대학은 서울의대 13대 1, 연세의대 14대 1, 고려의대 30대 1로 나타났다.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서울 의과대학은 정원이 그대로임에도 대부분 경쟁률 하락이 없었으며 SKY대학은 경쟁률이 상승했다"며 "최상위권 학생들이 소신, 상향 지원한 것으로 보이고 중상위권에서는 눈치경쟁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 결과 지원자 수가 사상 최초로 7만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수치를 기록했다. 지원자는 지난해 5만7192명보다 1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정원 역시 1872명에서 3010명으로 크게 늘어나, 오히려 전체적인 경쟁률은 31대 1에서 '24대 1'으로 떨어졌다.인천과 경기도를 포함한 경인권계는 290명 모집에 2만2333명이 지원서를 접수하며 경쟁률 77대 1으로 마감했다. 지원자는 전년도 1만5462명에서 대폭 증가해 의대증원 정책의 수혜를 입었다.특히 정원이 25명에서 90명으로 많이 늘어난 가천의대는 9377명이 도전장을 내밀며 가장 높은 경쟁률 104대 1을 기록했다. 정원이 2배 이상 증가한 성균관의대(90대 1) 또한 지원자가 몰렸다.다만 인하의대는 정원이 기존 30명에서 80명으로 늘었지만 지원자는 5707명에서 3989명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아주의대 또한 정원 증가에도 지원자가 감소해 경쟁률 59대 1으로 접수를 마감했다.익명을 요구한 입시전문가 A씨는 "정원이 약 4배 증가한 가천의대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9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같은 권역의 인하의대와 아주의대는 정원이 늘었음에도 오히려 지원자가 감소했다"며 "의대증원이 적용된 첫해이니만큼 눈치싸움이 치열했고 합격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의대증원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방권 의과대학은 지원자가 1만명 이상 증가하며 높은 인기를 보였지만 정원이 대폭 증가하며 경쟁률은 떨어졌다.2024학년도 지방권 의대는 정원 1310명에 2만3440명이 지원(18대 1)했지만, 올해는 정원 2254명에 3만3347명이 원서를 접수해 경쟁률 15대 1으로 마감했다.연세의대(미래캠퍼스)가 79명 정원에 3117명이 지원해 39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계명의대(21대 1) ▲충북의대(21대 1) ▲동아의대(19대 1) ▲경북의대(18대 1) ▲영남의대(18대 1) ▲부산의대(17대 1) 등이 뒤이었다.내년도에 가장 많은 정원인 128명을 모집하는 원광의대는 1614명이 원서를 접수해 경쟁률 13대 1으로 마감했다.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내년도 수시 지원자수만 7만명이 넘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대부분의 대학이 증원으로 경쟁률은 낮아졌다"며 "특히 경인권 대학들이 분산지원되며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다. 학생간 눈치경쟁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어 "수도권 의과대학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정시에서는 지방의대 전국단위 선발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시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지역인재전형 지원자 2.3배 급등…'충청권 5330명 지원'올해부터 규모가 대폭 커진 지역인재전형은 지원자가 2배 이상 급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입시전문가들은 향후 지방권이 지역인재전형 선호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 예측했다.올해부터 규모가 대폭 커진 지역인재전형은 지원자가 2배 이상 급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입시전문가들은 향후 지방권이 지역인재전형 선호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 예측했다.지역인재 전형은 의대 소재지 고등학교를 3년 내내 다닌 수험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지방 의과대학은 2025학년도 수시 전체 선발인원 중 68.7%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지역인재 선발인원은 2024학년도 800명에서 2025학년도 1549명으로 1.9배 늘었지만, 지원자가 그보다 많은 2.3배 증가하면서 경쟁률은 10.5대 1에서 12.5대 1로 상승했다.특히 충청권 지원자 수가 지난해(1213명)의 4.4배 수준인 5330명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경쟁률도 14.3대 1로 가장 높았다.대학별로 살펴보면 충북의대가 35명 모집에 732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인 21대 1을 기록했다. 충남의대(17대 1), 건양의대(15대 1), 을지의대(14대 1) 등이 뒤이었다.다른 지역 경쟁률은 ▲대구경북권 13.8대 1 ▲부울경 12.9대 1 ▲호남권 10.6대 1 ▲강원권 10.3대 1 ▲제주권 3.6대 1이다. 대구경북지역은 계명의대가 경쟁률 18대 1으로 가장 치열했으며, 국립의대는 경북의대가 10대 1으로 가장 낮았다.부울경에서는 부산의대와 동아의대가 각각 경쟁률 18대 1을 기록했으며, 고신의대 14대 1, 경상국립의대 10대 1, 인제의대 8대 1, 울산의대 8대 1 순으로 집계됐다.호남권은 원광의대가 102명 모집에 지원자 1331명이 몰려 경쟁률 13대 1으로 마감했고, 전북의대(11대 1), 조선의대(11대 1), 전남의대(8대 1) 등이 뒤따랐다.강원권 의과대학은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 한림의대 11대 1, 강원의대 11대 1, 연세의대 10대 1, 가톨릭관동의대 10대 1 등이었다.제주의대는 21명 모집에 75명이 지원해 가장 낮은 경쟁률 4대 1로 원서모집을 마감했다.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지방 상위권 학생들이 모집정원이 많이 늘어난 지역인재 전형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방권 명문 자율형 사립고나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 최저(등급을 맞출) 자신이 있어 학교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상당수 지원에 가세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A씨는 "과거에는 전교 1~3등까지 의대 수시에 도전했다면 올해는 증원과 함께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자사고 등 학교에 따라 전교 20등까지 지원하는 경향"이라며 "지원자가 급등한 만큼 중복 합격으로 인한 이탈 현상 또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이미 수시모집이 시작됐으니 내년도 의대증원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 역시 불안정한 환경 속 제대로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과대학 2025신입생 새로운 투쟁 불꽃 될까?2025년도 신입생 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의대증원정책으로 인한 대학가 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의대생들은 지난 2월부터 집단휴학에 돌입해 7개월째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은 비수도권 국립대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1학기 전공(필수)과목 이수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의대생 4196명 중 96.9%(4,064명)가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생 대다수가 1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이러한 상황 속 내년에 신입생 4500명에 더해지면 혼란이 가중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의료계는 내년도 신입생들 역시 '수업거부' 등에 참여하며 의정갈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 예측했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이미 수시모집이 시작됐으니 내년도 의대증원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 역시 불안정한 환경 속 제대로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내년도 신입생 또한 수업거부 및 동맹휴학 등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공의와 의대생 투쟁은 더욱 강경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의대증원과 함께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관련부처가 협업하며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또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9-23 05:30:00정책

"이런 사람들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데"

메디칼타임즈=성균관의대 2학년 정소예 휴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동안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동네 주민센터의 민원봉사부터 도서관 서가 정리, 플로깅 봉사, 지역아동센터 일일봉사, 병원 안내 봉사, 그리고 명동 가톨릭회관에서의 사무봉사까지 봉사활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찾아 나섰다.처음에는 갑자기 주어진 빈 시간을 채워야겠다는 약간의 강박과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봉사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일화들도 여럿 있었다.병원에서 안내를 도와주는 봉사를 하며 내원객들과 나눴던 대화들이 떠오른다. 병원에서 나는 아주 간단한 일을 맡았다. 그저 지정된 구역에서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내원객들을 돕거나 간혹 길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가르켜 주는, 그런 단순한 일. 어느 날 한 내원객께서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길을 물어보셨다.병원은 워낙 크고 북적이니, 처음 오신 분들은 길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다. 차분히 내원객 분께 방향을 설명드리고 나니, 그분의 표정이 금새 밝아지셨다. 그리고서는 나에게 말씀하셨다."이런 사람들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데, 요즘 의사나 의대생들은 그렇지가 않아" 당황스러웠다. 그분은 내가 의대생이라는 걸 전혀 모르실 텐데…곧바로 이어지는 현 의정 갈등에 대한 말씀, 나는 "아, 네"라고 애써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썩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저 평소처럼 응대했을 뿐인데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듣다니, 의대생으로 좋아해야 될지 슬퍼해야 될지 도통 알 수 없는 일이었다.평일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나가다 보면, 대학생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다음부터는 똑같은 레퍼토리다. 무슨 과인지, 몇 학년인지, 그때마다 "의대 다니고 있어요"라는 대답과 "아" 하는 상대방의 반응. 나는 그저 어색하게 웃어 보이곤 했다.최근 뉴스에서 조명하는 의사와 의대생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어느샌가 심장이 쿵쾅거리고 속이 메스꺼웠다. 타인이 '의대생'이라는 집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 않음을 인지할 때, 속상함과 함께 주눅드는 순간도 가끔은 찾아온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겠지만, '나' 라는 인간을 대할 때와 나라는 '의대생'을 대할 때 과연 같을까 싶은 생각도 간혹 들었다.휴학 전에는 공부가 바쁘다는 핑계와 친숙한 동기들과 함께하며, 내가 아는 세상은 익숙한 안락함 속에서 존재했다. 하지만 익명의 자원봉사자로 나서면서 세상은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봉사활동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도 나름의 성찰을 하게 되었다. 봉사라는 단순한 활동이지만, 그 속에서 내가 속한 사회와 그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었다. 특히 의대생이라는 신분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었다.사람들은 흔히 의대생을 미래의 의사로, 고도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존재로 바라보지만, 그 기대 속에 내재된 감정은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봉사하며 만난 사람들 중 일부는 의사나 의대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때로는 그 비판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마치 나 자신이 아닌, 내가 속한 집단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져 혼란스럽기도 했다.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나에게 주는 교훈도 분명했다. 의대생 또는 휴학생이라는 모호한 나의 신분과는 별개로, 나는 한 사람으로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봉사활동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봉사는 단순히 남을 돕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과정이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곳곳에 존재하고, 작은 친절일지라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다른 사람들의 삶을 잠시뿐이지만 관찰하며 나의 일상에 대한 소중함도 느꼈다. 봉사활동을 통해 학기 중에 해보지 못했던 여러 경험들을 채워가면서, 스스로 많이 성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봉사활동은 내게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주었다.휴학 후 봉사에 전념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의사와 의대생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의료 문제의 복잡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시선과 대화를 통해, 의료진에 대한 기대와 신뢰뿐 아니라 비판적인 감정이 공존하고 있음을 직접 느꼈다.의정 갈등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의 시선은 어쩌면 단순히 의사나 의대생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소통과 신뢰의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결국, 봉사는 나에게 의사라는 직업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고, 내가 속한 세상과 그 속에서의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주었다. 이를 통해 더 넓은 시각과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의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2024-09-23 05:20:00오피니언

정독실 간식요정

메디칼타임즈=경상의대 2학년 박성연 최근 의대 증원이 발표되면서 2025년 입시에서는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최근 10년간 입시 상에서 입결이 가장 높았던 의예과 증원은 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기회의 장임이 분명하다. 최근 휴학을 하게 되면서 몇 년 만에 다시 과외를 하게 되었다.오랜만에 어린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이 의대 생활에 꽤 많은 관심과 흥미를 보이고 있음을 느낀다.최근 중학교 1학년 남학생 승우의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의대 들어가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승우의 질문을 듣고는 곰곰 생각에 잠겼다. 우리의 학교생활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예과 2년 동안은 교육과정이 힘들지 않기에 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돌이켜보면, 인생에서 가장 여유가 많은 시기였던 것 같다. 의대에 합격했다는 소위 말하는 의뽕에 취해 술도 진탕 마시고 다음 날이 없는 것처럼 놀며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본과에 올라가면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짧은 방학, 몰아치는 강의,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여러 실습, 매 수업 시간 치르는 쪽지 시험과 2주마다의 블록 시험.본과에 올라와서 우리는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달고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반복되는 하루와 휘몰아치는 공부량에 의한 부담감 때문에 심신이 지친 나날들을 보내며 매너리즘에 빠졌음이 분명하다.승우의 질문에 대한 첫 대답은, "아니, 공부할 것도 너무너무 많고 힘든 순간이 정말 많아" 였다.하지만, 요즘은 학교가 참 그립다. 길어지는 휴학 기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몇주, 몇 달은 시국과 의정 갈등 사안의 중대성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간만에 주어진 황금 같은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2 첫 시험을 앞두고 한 휴학이었기에 더욱 달콤한 행복이었다.하지만, 기약 없는 방학을 보내며 점점 학교생활의 소중함을 느끼며 동기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순간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학교생활은 소소한 행복과 함께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느꼈던 작은 행복들을 나눠보려고 한다.필자의 학교는 의대 캠퍼스가 본캠퍼스와 분리돼 있기에 의대생들은 주로 의학관의 정독실에 모여 공부한다. 정독실은 유독 시험 전날이 되면 붐빈다. 물론이다. 수천 페이지의 강의록과 족보를 밤새워보더라도 항상 부족함을 느끼기에 다들 밤을 새우기 일쑤다.본과 1학년 생화학, 해부학, 생리학 등 부담감이 큰 시험들을 모두 치르고 종강까지 남은 날은 d-1. 조직학 시험을 앞두고 있었을 때다. 학점이 큰 타 과목들에 밀려 대다수의 우리는 조직학은 1회 독은커녕 족보의 반도 보지 못했다. 봐도 봐도 헷갈리는 조직 슬라이드를 바라볼 때면, 여기저기서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그럴 때면 간식 요정들이 등장한다. 잠을 깨우기 위해 가져온 젤리, 사탕 등 달콤한 간식들은 톡톡 모두의 책상 위에 나눠주고는 옅은 미소를 짓는다.우리는 달콤한 간식을 나누며, 졸음을 함께 쫓으며 또 한 번의 괴롭지만, 달콤한 밤을 지새운다. 이 밤을 끝으로 우리는 종강을 맞았다.이렇게 사소한 행복이 떠오르며 동기들의 얼굴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소소한 즐거움과 함께했던 학교생활이 그리워지는 늦여름 밤이다.
2024-09-23 05:00:00오피니언

블랙리스트 작성 전공의 구속에 의료계 "참담하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사직·휴학하지 않은 전공의·의대생 명단을 작성·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되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유발한 의료 대한 사태 책임을 전공의에게 지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22일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전공의 사직 이후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45명을 조사하고 32명을 송치했다.이 자료에 따르면 송치된 인원 중 30명은 의사, 나머지 2명은 의대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직·휴학하지 않은 전공의·의대생 명단을 작성·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되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이들에게는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특히 지난 20일엔 첫 구속 사례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감사한 의사' 블랙리스트를 작성·게시한 사직 전공의 정 모씨에게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정 모씨는 지난 7월 의사 커뮤니티와 텔레그램 채널 등을 통해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의 복귀 전공의 등 명단을 최초로 작성하고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의료계에선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정 모씨를 면회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오른 이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임 회장은 "참담함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유치장에 있어야 할 자들이 전공의여야 하느냐"며 "아니면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의대 정원을 증원을 대통령 귀에 속삭인 간신들과 그 명령에 국민이 길에서 숨지게 한 공무원들인가"라고 반문했다.이어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내고 있다. 구속된 전공의와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며 "철창 안에 있는 전공의나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당한 전공의 그 누구라도 돕겠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서울특별시의사회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전공의들에게 있는 것처럼 전가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는 정부의 실정으로 사지에 몰린 개인의 행위라는 주장이다. 이번 구속의 원인은 전공의 사직 금지, 의대생 휴학 금지 등 정부의 초법적 조치에 대한 저항심 때문이라는 것.서울특별시의사회 "앞에서는 대화를 청하면서 뒤로는 검경을 통해 겁박하는 것이 정부의 행태임을 여실히 보여준 예"라면서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이번 사태가 이런 방식으론 결코 해결되지 못하고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전했다.이어 "우리는 본질을 호도하는 강압적인 권력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말로만 대화하자 하지 말고 사직 전공의 탄압을 중지하고 사태 해결의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전라북도의사회 역시 이번 구속을 강력 규탄하는 한편, 정부의 의료계 탄압 중단과 정 모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구속은 법률이 정한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반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다.전라북도의사회는 "의료현장은 특수한 환경이며, 전공의들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공의들이 의견 차이나 갈등으로 인해 과도한 법적제재를 받는 것은 의료계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는 결국 의료인들의 사기를 저하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4-09-22 19:19:48병·의원

국힘·의협 면담에 의료계 또다시 술렁…협의체 성사가 관건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국민의힘과 대한의사협회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의료계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의 면담과 관련해 의협 내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의 면담과 관련해, 의협 내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한동훈 대표는 추석 연휴 동안 의료계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 측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이에 의료계 내부에서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의협은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조건 중 하나로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한동훈 대표의 태도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협의체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는 주장이다. 때마침 불거진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표성 논란도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전공의 신분이 아닌 박단 위원장이 전공의를 대표하는 것에 이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와 한동훈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서다.더욱이 전공의들이 수련병원 근무, 봉직의·개원가 취업, 사직 중으로 나뉘면서 대전협 내부가 와해 직전이라는 의혹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감사한 의사' 블랙리스트 등이 더해지면서 감정의 골까지 생겼다는 것.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대표성에 이견은 없지만, 대학병원에 남은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 대표자를 새로 뽑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모든 대화를 차단하고 두문불출하는 박 위원장의 투쟁 방식에도 비판적인 시선이 있기는 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의협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명분이 실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박 위원장의 대표성 논란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다른 전공의를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토록 하고 그에게 대표성을 부여하려는 방편일 수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박 위원장의 대표성이 이렇게 외부로부터 흔들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박 위원장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가능성이 없으니 다른 전공의 내세우고 대표성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본다. 실제 이를 비판하는 회원 목소리도 있다"며 "의협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긴 하지만 현 사태의 주체는 전공의고 협의체 참여 여부도 이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협 역시 전공의·의대생 없인 대응하지 않는 것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는 태도 변화에 대한 것일 뿐 협의체와는 하등 무관하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의협 채동영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태도가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의협이 정치권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만남을 가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본다"며 "이는 협의체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협의체 참여는 정부의 태도 변화와 전공의·의대생들의 참여가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현 사태를 누가 해결할지보다 회원의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방향성에 대해선 주류가 되는 의견을 청취할 수밖에 없다"며 "의협이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전공이나 의대생 없이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2024-09-21 05:30:00병·의원

국립의대 7곳, 의대생 97% 1학기 전공필수 과목 미이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국립대 의대 7곳의 의대생 96.9%가 1학기 전공필수 과목을 아직도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교육 질 담보와 의대생 복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정치권 지적이 나온다.20일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은 비수도권 국립대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1학기 전공(필수)과목 이수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은 비수도권 국립대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1학기 전공(필수)과목 이수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대생 4196명 중 96.9%(4,064명)가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 의대생이 1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1학기 종강 시점을 미룬 경상국립대와 충북대는 여기서 제외됐다.대학별로 보면 7개 비수도권 국립 의대 중 전북대는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본과) 4학년까지 전체 839명 중 831명(99%)이 전공과목을 듣지 않았다.특히 의예과 1·2학년생과 의학과 2학년생은 단 한 명도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의전원 포함) 역시 293명 중 289명(98.6%)이 수업을 듣지 않았다.다른 비수도권 국립 의대 역시 상황이 비슷했다. 전공 미이수 비율은 ▲충남대(96.2%) ▲경북대(96.7%·1학기 진행 중) ▲부산대(95.3%) ▲전남대(96.4%) ▲제주대(95.2%·의전원 포함) 등이다.앞서 교육부는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휴학 의대생이 유급당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더욱이 교육부와 각 대학은 내년 학사대책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상국립대와 부산대, 전북대, 충북대, 제주대 등은 오전·오후반 수업 등 2~3부제 수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차년도 계획은 2학기 복귀 상황에 따라 달려 있다고 답했다.충남대는 신입생과 기존 재학생을 구분해 분반 및 온라인(원격)수업 등의 방식으로 운영한다. 또 2025학년도에 의예과 1·2학년과 의학과 4학년은 3월 4일, 의학과 1~3학년은 2월 3일 개강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강원대 의대는 "2025학년도는 일단 예과 1학년만 겹치므로 총인원(49명+91명)이 이용 가능한 시청각 기자재가 마련된 강의실 마련이 급선무"라며 "온라인수업 개설 여부와 교양수업 증설 여부는 논의 예정"이라고 밝혔다.경북대 의대는 "내년에는 2025학년도 신입생 155명과 현재 1학년 학생 약110명이 합쳐져 총 265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공수업은 현재 의대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간호대가 이전함에 따라 발생하는 공간을 본부의 협조를 얻어 수업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강경숙 의원은 "정부에서 의대 유급 방지책을 마련해서 편법적인 학사 운영을 권장하는 셈이다. 하지만 1학기 수업조차 제대로 이수가 안 된 상황에서 학사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정부의 무리수"라며 "교육부는 올해와 내년 의대 교육의 질을 담보하고 학생들을 학교에 복귀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09-20 11:33:12병·의원

응급의료 붕괴 없었다는 정부…응급실 현장은 "현실 뭉개기"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정부·대통령실이 우려했던 응급의료 붕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이미 위기가 시작됐으며 걷잡을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온다.19일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응급실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공의 사직 이후에도 가용 인력 자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었는데, 내년 응급의학과 전문의나 전공의 충원을 기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응급의료 붕괴가 없었다는 정부·대통령실 주장과 일선 현장의 온도 차가 극명한 모습이다.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정부·대통령실이 우려했던 응급의료 붕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반면, 일선 현장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상황이다.정부와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 기간 우려했던 응급의료 붕괴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19일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응급실 대란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역시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큰 불상사 없이 추석 연휴가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또 복지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동안 문을 연 동네 병의원은 일평균 8743곳으로, 당초 계획했던 7931곳보다 10.2%(812곳) 많았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하면 74.2%, 올해 설 연휴에 비해서는 140% 많은 숫자다. 반면 연휴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는 일 평균 2만6983명으로 지난해 추석 대비 32%, 올해 설 대비 27% 감소했다.하지만 일선 응급실 현장에선 반발이 나온다. 인력난이 심화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탈이 심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또 추석 연휴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응급의료 위기가 부각한 덕분도 있는데, 정부가 이를 축소해 평가한다면 다음 연휴엔 이용량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와 관련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부가 문제없이 잘 지나갔다고 박수칠 상황이 아니다. 전공의 사직 당시에도 2~3월 응급실 환자들이 감소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늘어난 전례가 있다"며 "응급의료 위기가 심각하게 다뤄지니 아예 오지 않은 환자들이 있을 수 있고, 접수했다가 그냥 돌아간 환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이어 "환자들이 아예 치료받지 못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대학병원은 한계만큼 환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더 환자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추석 연휴 환자 수가 비상진료체계의 마지노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다른 응급의학과 교수 역시 "당장 다음 달부터 한 명이 그만두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지금 부족한 것은 인력이고 최종 치료 능력인데 이 두 가지 모두 해결될 기미가 전혀 없다"며 "결국 인력이 필요한데 돈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사람 자체가 없다. 현재 신규 구인 공고가 40명 정도로 계속 늘어나고 있고 개중엔 3~4명을 한 번에 뽑는 병원도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다들 최대한으로 근무하고 있어 그 이상으로 근무 시간을 늘릴 수도 없다. 현 상황에서 팀원이 한 명이라도 빠지면 그 사람의 근무 시간 동안 응급실을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병원끼리 서로 인력을 돌려쓰다가 그만두는 사람이 나오는 만큼 응급실 운영 시간이 줄어드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더 큰 문제는 향후 몇 년간 신규 인력 유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이 계속되면서 신규 전공의·전문의를 모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정부는 진료지원 간호사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지만, 면허 범위상 이들이 할 수 있는 업무는 전공의 4분의 1수준인데다가 임금은 2배 가까이 높다.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이 역시 한계가 있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이와 관련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어느 쪽이건 대책이 되지 않는다. 인력은 없는데, 그렇다고 환자 수를 줄이자니 오히려 전국 응급실 절반 이상이 문을 닫게 된다"며 "현 상황이 길어질수록 대학병원 적자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기본적인 문제들부터 심각하게 대두할 것이다. 이미 일부 현장은 민영화 수순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정부에 대책이 없기에 현실을 뭉개고 넘어가고 있다고 본다. 특히 국립대들은 병상 회전율이 60% 언저리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어떻게 버티는지 의문인 수준"이라며 "결국 정치적으로 한 번에 해결하는 수밖에 없지만, 정작 정치권은 주도권 싸움만 벌이고 있어 오히려 꼬여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대한의사협회 역시 입장문을 내고 추석 연휴 응급의료 붕괴가 없었다는 정부 입장은 황당한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응급실 경증 환자 본인 부담률을 90%까지 인상하는 등 겁박에 가까운 미봉책을 내놓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전공의 없이도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의대 증원은 필요 없다는 것.이와 관련 의협은 "복지부는 현 의료사태 발생부터 지금까지 응급의료 관련 통계를 제 입맛에 맞게 이용해, 마치 우리나라 의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듯이 발표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가 별문제 없다고 주장하려면 왜 당장 교육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이어 "이렇게 정부가 국민을 압박하고 거짓말하는 동안 의료계는 추석 연휴 국민이 걱정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긴장을 놓지 않았다"며 "우리 의료계는 앞으로도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향후 의료시스템의 붕괴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4-09-20 05:32:00병·의원

'추석 연휴' 지나고 자신감 얻은 정부…"의료개혁 박차"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향후 의료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의료계의 복귀 조건인 '2025학년도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의정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향후 의료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추석을 앞두고 많은 국민들이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응급실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또한 의정갈등 속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에게는 감사를 표하며 응급 의료와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한 총리는 "9700여개의 당직 병·의원 등에서 환자 곁을 지켜주신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등 의료진들과, 119구급대원, 응급상황실 근무자분들 덕분"이라며 "어려울 때 환자분들과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이어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 인력 감소 등으로 응급실 여건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명, 세 명의 몫을 감당하며 헌신해 주신 의사, 간호사분들께 깊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이번 연휴 동안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 특히 경증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나보다 더 아픈 이웃에게 응급실을 양보해 주신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다만 한 총리는 "추석 연휴 중의 대처는 어디까지나 비상시의 일이며, 우리 국민의 의료 수요를 장기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면서 "지병이 있는 분들이 미리 구급약을 준비하시고 음식도 조금만 드시며 연휴 내내 노심초사하셨다는 것을 듣고 마음이 송구했다"고 심심한 마음을 전했다.그는 "추석 연휴는 끝났지만, 응급의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면서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응급 의료와 비상진료체계를 차질 없이 가동하는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이어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우리 청년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9-19 12:01:26정책
초점

지속되는 2020년 트라우마…의료계 협의체 왜 거부하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2020년 협의가 이뤄졌던 의·정 협의체와는 조건과 상황이 달라 현재 상황에선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료계 관측이 나온다.16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여부가 안갯속으로 가고 있다. 논의 가능한 의제를 두고 여당과 정부 간 입장 차까지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의료계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습이다.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안갯속으로 가고 있다. 2020년 당시와는 조건과 상황이 달라 지금대로면 협의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9.4 의정 합의로 탄핵 직전까지…직역·세대 간 갈등도의료계에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가 어려운 원인 중 하나로 9.4 의정 합의가 남긴 선례를 꼽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4일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여당과 의정 합의를 체결했다. 본격적인 의료계 투쟁이 벌어진 지 한 달만이다.관련 합의문은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와 각각 이뤄졌는데, 의대 증원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코로나19 확산 안정화 이후까지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이 같은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으면서 협의체 자체에 대한 의료계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 의료계와 대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서 구체적인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에서도 2000명 숫자가 통보식으로 결정됐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이들 협의체에서 의료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참여 사실이 "의료계와 대화했다"는 선전용으로만 쓰이게 된 것.2020년 의정 합의 당시 의협 집행부가 탄핵 직전까지 내몰린 것도 협의체 참여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당시 대전협은 의협에 협상 관련 전권을 위임한 바 있는데, 합의가 이뤄지자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는 이유로 분열이 발생했다. 정작 대전협은 그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합의가 깜깜이로 진행됐다는 것.복귀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았는데, 집단행동 중단 여부를 두고 내부 분열이 생긴 탓이다. 여기에 의대생 의사 국가시험 구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관련 갈등이 직역·세대 간 불신으로 확대됐다.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의협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내부적인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더욱이 그때와 달리 현 의협 집행부는 대전협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지도 못했다. 오히려 대전협은 2020년 당시 상황 등을 이유로 사태 초기부터 의협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실제 지난 6월 의협이 범의료계대책위원회 발표와 함께 대정부 3대 요구안을 발표했을 당시, 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전협이 발표한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것이며 대전협 비대위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사직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된다. 임현택 회장은 최대집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서로 다른 정부·의료계 위기감…누구 말이 맞나이런 상황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해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없다는 조건까지 걸린 상황이다. 이에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 시각차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현재 일선 현장에선 응급실을 중심으로 의료 붕괴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 통계도 계속되고 있는데 보건의료노조가 65개 의료기관 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 운영 실태 조사' 결과 가동률이 81% 이상인 응급실은 3곳에 불과했다.실제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전문의·전공의가 지난해 4분기 기준 910명에서 지난 8월 513명으로 43%가량 감소했다.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의료공백 기간 응급실 환자 내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응급환자 천 명당 사망자가 전년 동기보다 0.9명 증가했다.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월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사망자 수는 2만2732명으로 전년 동기 2만3487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기엔 전원·이송 과정에서 사망한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고,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자체가 감소해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의료계 반박이다.더욱이 정부는 현 상황이 의료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응급의료 종합상황 브리핑서 이같이 밝힌 바 있다. 또 전날 있었던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응급의료 붕괴로 "국민이 죽어 나간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지금에 와선 정부와 여당 간 입장 차도 벌어지고 있다. 전날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주제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025년 의대 증원 유예 역시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이를 극구 반대하며, 현 상황을 정부가 관리할 수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불참 못 박은 의협…정부 태도 바뀌어도 참여 부담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2020년엔 코로나19로 정부와 의료계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서둘러야 하고, 의료계 역시 집단행동을 지속하는 것에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현 응급의료 위기 상황은 그 원인이나 여파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 간 인식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계는 정부 정책으로 전공의가 떠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애초에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라며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대전협 반대 등 의협엔 협의체에 참여 자체가 부담이다. 정부와 여당 간에도 이견을 보이는데 의료계가 무엇을 믿고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의협 역시 13일 8개 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불참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부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서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여기엔 의협 대의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경기도의사회 제외)가 동참했다.이와 관련 의협 최안나 대변인은 "정부가 먼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현 사태 해소를 위해 전향적인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의료공백 사태의 원인을 전공의에게 돌리고 있다. 국무총리가 전공의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 사태는 해소되지 않는다. 정부는 협의하자면서도 죄 없는 전공의들을 경찰 조사하고 겁박하고 있다"며 "이건 대화 제의가 아니고 의료계를 우롱하는 것이다. 대화를 바란다면 정부는 즉각 전공의 사직 관련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2024-09-17 05:30:00병·의원

임현택 회장 불신임 찬성 77%…압도적 지지 무너지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의사협회 회원의 77%가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 의협 집행부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압도적 회원 지지'가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12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조병욱 대의원은 '대한의사협회 제 42대 회장 임현택 불신임 청원의 건'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의협 회원 1283명이 참여해 77%인 987명이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찬성했다. 이중 선거권을 가진 회원은 801명이다.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조병욱 대의원은 '대한의사협회 제 42대 회장 임현택 불신임 청원의 건'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앞서 임 회장은 지난 선거 결선투표에서 65.43%의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그 결과가 뒤집혔다는 진단이다. 임기 시작 이후 별다른 정책이나 로드맵이 없어 회원들이 지지가 불신임으로 바뀌었다는 것.조 대의원은 회원에 의한 불신임 의안 발의 조건이 성립된다면 이를 대의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건을 위해선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 3월 회장 선거 선거인 수가 5만8027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1만4500명 이상이 여기 참여해야 한다.또 조 대의원은 추후 설문조사 종료 시점인 오는 27일 구체적인 분석을 시행해, 소속의사회 별 찬반 비율 및 답변자의 개별 의견 등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조 대의원은 현 의협 집행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비급여 보고제도 ▲2025년도 수가 협상 ▲간호법 제정 등의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특히 전공의·의대생 사직과 휴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단일 대오를 돕기 위한 모습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또 임시대의원총회 전 간호법 관련 집행부가 대응에 대한 회무 내용을 대의원 공문으로 요청했음에도, 이에 대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이런 상황에서 임 회장은 집행부에 대한 비판을 "일부 집단의 흔들기에 불과하다"며 무시하는 식의 발언을 일삼아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이와 관련 조 대의원은 "회원들의 여론은 이제 더는 임현택 회장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아니다. 오히려 압도적인 불신임으로 바뀌었다"며 "임 회장은 간호법 통과 후 회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단식에 들어갔다. 이후 임총 당일 동영상에서의 사과 한마디로 단식이 끝났다. 이는 누구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단식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모든 것을 다했다는 말을 객관적으로 증빙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이제 더 속아주지 않는다. 언론에 내지른 후 수습 못 하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마하는 집행부 덕분에 부끄러움은 회원들의 몫이 되어버렸다"며 "국회의원과 사진 찍고 막아냈다며 후원을 부탁한다는 SNS 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간호법은 그 사람 손으로 통과됐다"고 강조했다. 1300명이 채 안 되는 인원만 설문조사에 참여해 그 결과에 반박이 나올 수 있는 것과 관련해선,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밀설문이 아니어서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참여자는 이름과 면허번호, 소속의사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해야 해 부담이 큼에도, 적지 않은 수가 설문에 응했다는 것. 또 조 대의원은 해당 설문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의사단체 차원의 홍보를 촉구하기도 했다.마지막으로 조 대의원은 "임현택 회장은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다 해봤지만 막지 못했다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했다. 불과 1년 전엔 이필수 전 회장에게 간호법을 막지 못할 거면 내려오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이필수 전 회장처럼 사퇴해야지 왜 그 자리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능력이 안 되면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앞으로의 집행부 회무가 오늘 밝힌 결과를 움직이게 될 것이다. 분골쇄신해 회원들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다시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라며 "반면 실망만 안긴다면 돌이키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 같은 결과가 확정적이라면 의협 대의원회는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9-13 05:30:00병·의원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기간별 검색 부터 까지
섹션별 검색
기자 검색
선택 초기화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