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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 전담의, 주치의제 포석 아니냐" 의심

박진규
발행날짜: 2010-09-16 06:46:13

개원가, 일차의료 활성화 기본 방향에 "정부 못믿겠다"

지난 6월 9일 전재희 장관과 경만호 회장이 의정 간담회를 열고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 대책 등을 논의하는 모습. 이날 회동 결과로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체가 구성됐다.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회가 일차의료 전담의제 도입을 일차의료 활성화 기본 방향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협회 송우철 총무이사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또는 생활습관병을 관리하는 일차의료 전담의제를 도입하고 여기에 수가를 신설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개원가는 일차의료 전담의제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방책이 될 수 없으며, 주치의제도의 말 바꾸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내과 개원의 P씨는 "협의체가 논의 중인 일차의료 전담의제는 개원의들의 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전담의제도가 주치의제도는 결코 아니라고 하지만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습관병 관리료 수가 신설, 초재진료 산정기준 개선 등을 위해서는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이 필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할지를 논의했다는 설명은 없다"며 "수가 인상은 물 건너가고 주치의제도만 남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소아과 개원의 K씨도 "일차의료 활성화의 키는 새로운 제도의 신설이 아니라 수가를 현실화하는 것임에도 협의체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거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일차의료 전담의제 도입에 대해서도 "일부 전문과에만 혜택이 돌아갈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차의료 전담의제에 대한 개원가의 정서는 최근 열린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 시도의사회장단회의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날 시도회장들은 전담의제는 주치의제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면서 기본 인프라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의사협회를 한 번 믿고 맡겨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과 개원의 K씨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수가 현실화가 함께 기야 하는데 설명대로라면 희망적"이라며 "협의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의사협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우철 이사는 "얼마 전 열린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 현재 검토되고 있는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을 설명했는데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일차의료 전담의제도에 대한 개원가의 반대 여론이 거셀 경우 제도 도입은 물론 수가 인상도 어렵다고 보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회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집행부의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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