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연 국방의학원 설립에 관한 법률안 입법 공청회에서는 박재갑 서울의대 교수의 좌장 역할의 경계를 벗어난 발언을 쏟아내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공청회는 예견된 대로 국방의학원 설립을 두고 국방부와 복지부-의사협회의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리면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날 공청회의 좌장을 맡은 박재갑 교수는 공청회 말미에 "한 말씀만 하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박 교수는 작심한 듯 국방의전원에 설립에 반대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원장은 "삼성과 현대에서 병원을 만들려고 로비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군에서 학교를 만든다고 하니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면서 "안 된다고 하면 안된다. 할 수 있다는데 왜 그렇게 안 된다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어 "국민이 잘되고 대한민국이 잘되자는 것이다. 좌장이 이래서는 안 되는데 답답해서 마이크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국방의전원은 성공할 수 있다. 의협에서 도와야 한다"면서 "이건 국가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잘 되도록 도와서 국군통수권자도 군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의학원 설립이 의사 과잉공급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료계의 지적과 관련해서도 "의협의 의견에 동감한다. 의사 수가 늘지 않게 해야 한다. 학생 정원 100명도 많다.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방부와 복지부가 의료계에 돈을 쓰겠다는데 왜 막느냐 장관이 꼭 필요한 사안 이라고 보고도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장의 발언은 즉각적으로 반발을 불러왔다. 권용진 서울의대 교수는 "그렇다면 공청회를 왜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청회장을 박차고 나갔다. 의사협회 조남현 정책이사도 "국회의원들 격려사와 좌장 말씀이 공청회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역시 이런 공청회를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국방의전원법을 발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재갑 교수가 공청회 좌장을 맡은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