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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벌금형 그나마 다행" 안도의 한숨

이창진
발행날짜: 2008-08-01 06:45:32

검찰 약식기소 반응, 일각선 "왜 국내사만" 불만도

다음주 휴가를 앞둔 제약계가 갑작스런 검찰 발표에 안도와 한숨이 교차하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발표한 상위 5개사의 벌금 부과 약식기소에 입장표명을 자제하면서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찰은 현금과 물품 등으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를 한 동아제약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중외제약, 녹십자 등 5개사에 대해 2000만원부터 1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약식기소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해 공정위가 조사한 10개 업체 중 고발 조치된 상위 5개사의 내역을 수사한 결과, 의약품 신규 랜딩과 처방·판매 대가의 명목으로 병의원 및 의사에게 현금과 물품, 시판 후 조사(PMS) 및 기부금 지원 등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제67조 제2호, 제23조 제1항 제3호) 위반사실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검찰 발표 소식을 접한 해당업체들은 “올 것이 왔다”는 당혹감 속에서 약식기소에 안도해 하는 분위기이다.

A 업체 관계자는 “오늘 검찰 발표 소식은 이미 알았지만 벌금형의 약식기소로 마무리돼 시원하다”면서 “기소 내용은 이미 공정위에서 발표한 사항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담담한 심정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항소 여부는 경영진이 논의해야 알 수 있지만 업체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속단하긴 힘들다”며 “검찰이 부과한 벌금을 내면 공정위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B사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사 업체 중 상위사만 고발해 먼저 매를 맞는 것 같아 억울한 심정”이라고 전하고 “검찰에서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나 새로운 사실도 아니고 이미 오래된 업계의 관행이라는 면에서 답답하다”며 국민적 신뢰도 하락을 우려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가 업계의 휴가철인 만큼 한편으로는 오히려 무거운 짐을 벗고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검찰 발표가 제약사의 악재를 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검찰이 수사가 이번 사건으로 일단락되지 않고 지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병·의원 리베이트 수수건은 공정위 고발사건과 별개의 행위로 공정위 조사대상 17개 업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필요한 범위에서 추가수사 후 상응한 처벌을 할 예정”이라며 국내사와 외자사로 수사가 확대됨을 예고했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국내사만 당하는 것 같아 억울하긴 하지만 외자사도 동종업계인 만큼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검찰이 앞으로 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뿐 현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불거진 MBC 'PD 수첩‘의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 공정위와 복지부가 넘긴 제약사 및 조영제 리베이트 문제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의료계와 제약계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한편, 31일 주식시장에서 한미약품(122,500원)은 전날에 비해 12,500원 하락했으나 동아제약(107,000원), 유한양행(210,500원), 중외제약(15,950원), 녹십자(93,700원) 등 4개사의 주식은 소폭 상승과 정체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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