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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 속도경쟁은 코미디 같은 일"

안창욱
발행날짜: 2008-06-10 07:12:05

서울아산 이춘성 교수, 수핵성형술 상업적 이용 행태 비판

서울아산병원 이춘성 교수
“디스크 수술의 속도 경쟁, 코미디 같은 일이지만 의료광고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좋은 실례이다”

서울아산병원 이춘성(정형외과) 교수가 병원보 칼럼을 통해 디스크 수술을 5~10분 안에 감쪽같이 할 수 있다는 ‘수핵성형술(nucleoplasty)’의 상업성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칼럼에서 “1980년대 후반에는 뉴클레오톰 흡입술이 도입됐으며, 1990년대 초반에는 레이저 수술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면서 “처음 도입 당시에는 환상적인 방법으로 소개됐지만 몇 년이 지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시들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이 교수는 수핵성형술의 경우 최소침습수술의 맥락을 잇는 새로운 수술법이며, 고주파(radiofrequency)를 이용하기 때문에 시술 온도가 60~70°C 정도로 낮다는 장점이 있으며, 조작과 시술이 간편해 일단은 환상적인 수술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수핵성형술은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가 6mm 이내의 파열되지 않은 작은 디스크 환자가 대상”이라면서 “그러나 이런 환자들은 굳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수핵성형술을 하지 않아도 한 두달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밝혔다.

만일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간단한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으로 수핵성형술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이춘성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정착 수술을 요할 환자는 수핵성형술 등의 경피적 방법으로는 좋아지지 않는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수핵성형술의 대상 환자는 지극히 제한적이며, 5~10분짜리 수핵성형술로 마치 모든 디스크 환자를 완치시킬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교수는 광고의 한 구석에 엄청 튀어나온 큰 디스크가 싹 사라진 MRI 사진을 같이 보여주는 사례도 있는데 수핵성형술로는 절대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디스크에 걸리면 누구나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갖게 되는데, 째지 않고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는 5~10분짜리 수술법은 환자의 이런 심리상태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치료법”이라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전체 디스크 환자의 80~85%가 저절로 또는 간단한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법만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5~10분짜리 디스크 수술법도 몇 년이 지나면 흘러간 유행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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