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과와 본과 6년간의 의과대학 시절 적잖은 학생들이 크고 작은 장학금을 받았다. 전문대학원 전환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 그나마 유지돼온 장학 지원액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의과대학 대부분이 기부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업체와 일반인들의 반응은 차가울 따름이다. 더구나 모교를 졸업한 동문 의사들의 후배 사랑은 마음으로만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기부문화 조성의 일환으로 한 의과대학 기부자인 독지가와 일반인, 환자, 의사 등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느끼는 나눔의 정신을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서울의대에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있는 남상범씨(70, 사진)는 헌신적인 직업인 의사를 위한 나눔의 정신을 기부의 시발점으로 여기고 있다.
1990년초부터 성금을 기부해온 남상범씨는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봉사와 헌신의 직업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고 “사회적으로 의사를 돈의 잣대로 포장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나 이는 고뇌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사들을 잘못 인식한데 있다”며 의사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지적했다.
기부의 동기와 관련, 남상범씨는 “서울의대에 기부하게 된 것은 돈이 많은 부자라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을 줘 앞으로 학업과 연구에 몰두해 아픈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뿐”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의과대학 재학경험을 지닌 남상범씨는 “의대생들은 다른 대학과 달리 제대로 된 방학도 없어 6년 내내 의사가 되기 위해 책과 씨름을 해야 한다”고 회상하고 “흔히 얘기하는 아르바이트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나눔을 통해 의욕을 고취시킨다면 향후 환자에게 크게 되돌아올 것”이라며 의대 기부에 따른 보람을 피력했다.
그는 “기부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의대교수하면 엄청나게 많이 버는 줄 알고 있다”며 “아침 6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료와 수술로 열정을 바치고 환자생명을 위해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노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인 의대 집중화에 대해 남상범씨는 “돈의 잣대로 의사로 키우려는 부모들의 잘못된 사고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고 전제하고 “생사를 다루는 고귀한 직업을 개인의 영욕이 아닌 사회적 역할로 평가해야 한다”며 ‘의사=돈’으로 변질되고 있는 사회풍조를 꼬집었다.
남상범씨는 의사들에게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자세와 대학시절 느낀 본분을 잊지 말 것을 조언했다.
"의대생, 어려움 잊지마세요“
그는 “의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의사가 무엇인지 책임감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존경과 지탄이라는 과도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고뇌하는 의사로 환자의 빛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남을 돕는 기부문화는 지식과 부와 관계없이 개인적 성품에 좌우된다고 본다”고 말하고 “약자를 지향하고 다수를 위해 전력해 나가는 성품과 사고를 지니면 나누는 것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부가 지닌 의미를 역설했다.
남상범씨는 “다수를 위해 사용돼야 지식은 가치가 있다”며 “의사들이 약자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외된 사람을 위해 지식을 사용하고 있는지 항상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포용력 있는 의사들에 대한 바램을 피력했다.
끝으로 남상범씨는 “앞으로 계획은 단순히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힘을 합쳐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전하고 “안정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견을 조성해 인류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의학자 양성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며 작은 나눔으로 시작해 거대한 성과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장학금 전달을 통해 서울의대 여러 교수들과 친분을 쌓아온 남상범씨는 매년 반복하고 있는 도보여행으로 칠순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장한 몸을 유지하면서 오는 9월 전국일주 4회 완주라는 대장정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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