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혜진료의 대명사인 적십자병원이 타 공공의료기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적십자가 작성한 '적십자병원 공공보건의료현황'에 따르면, 20%가 넘는 의료급여 환자 진료에도 불구하고 타 공공의료기관과의 국고보조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십자병원의 공공의료는 의료급여와 무료진료를 합쳐, △22.9%(01년) △23.3%(02년) △24.9%(03년) △24.9%(04년) 등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활동비용도 매년 30억원 내외로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부 지원은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이 시행된 2003년 적십자병원 산하 6개 병원(서울, 대구, 인천, 상주, 통영, 거창)에 총 20억원이 보조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30억, 2005년 3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수치는 △국립의료원:147억원 △서울시립보라매병원:53억 △서울의료원:40억 등 타 공공의료기관의 지원규모(03년 기준)와 비교할 때 2~7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90년대부터 민간 대형병원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우수 의료인력 및 환자수 감소, 시설·장비 노후화 등의 악순환이 거듭돼 매년 40~60억원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현재까지 240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적십자사는 산하 6개 병원의 경영개선을 위해 지난 4월 병원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초대 위원장에 박용현 교수(前서울대병원장)를 영입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액과 만성적인 경영악화로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병원경영위원회 이상천 팀장은 "공공의료 사업을 수행하는 적십자병원의 특성을 감안해 국고보조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나 기획예산처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경영악화가 거듭되면서 의약품과 물품 구입도 상환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등 병원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병원경영위원회는 연내 전문 컨설팅업체에 경영진단을 의뢰할 것으로 알려져 경우에 따라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적십자병원의 새로운 탈바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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