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선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병동 축소 압박 등이 가해지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2일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분만이 크게 줄어 산부인과 병동이나 분만실을 줄이는 게 어떠냐는 유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출산율 저하로 인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로서는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임신부들이 대학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으로 많이 몰리고 있어 진료수입이 다른 진료과보다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게 산부인과 교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교수는 “환자가 줄어드는데 병원에다 투자를 요청할 수도 없어 개원의 못지않게 위기의식이 팽배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K대병원 교수도 “저출산은 대학병원 교수들에게도 딜레마”라면서 “더이상 투자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있는 병실도 줄여야 할 형편이어서 병원 눈치를 봐야 하고, 전공의 수련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조차 산부인과 수련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가시화하면서 대학병원 교수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H대병원 교수는 “레지던트들이 전문의 자격을 따고 개원할 때 산과만 진료해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요즘에는 피부미용이나 비만, 요실금 등 여성의학 전반에 대해서도 교육을 시키고, 다른 과와 공동시술을 유도해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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