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수술실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다보니 수술 후에 한잔(?) 걸치는 것이 습관처럼 돼 있다.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니 어느새 체인스모커가 됐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의 매일의 일과다. 비단 이 교수만의 사정이 아니다. 몸이 아파 예민해진 환자들을 상대하다보니 당연 스트레스도 는다.
술 중에서도 폭탄주를 즐기는 의사들이 많다는 사실은 옛날부터 공공연해진 사실이다. 환자들에게 담배를 끊기를 권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끊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개원의는 “환자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에 최근에는 불황까지 겹쳐 정신적 고통이 말이 아니다”라며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함께 만나 술을 마시는 일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돼 버렸다”고 힘겨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사들의 건강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최근 2년간 경북대병원 등 5개 병원과 계약을 맺고 회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단체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이 중 3명이 암으로 판명됐다고 27일 밝혔다.
의사회 한 관계자는 “단체 검진을 실시했으나 참여율이 10%도 안되는 등 매우 저조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증환자를 제외하고서라도 이 중 암 등의 중증 환자도 꽤 발견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시의사회의 회원은 4000여명. 그러나 이 중 검진을 받은 의사는 2년을 합해 10%도 안되는 360여명에 불과하다.
한 의대 교수는 “정작 의사들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스스로 건강검진을 하기란 쉽지 않다”며 “몸에 자각증세가 느껴질 때 동료의 병원이나 인근 병원을 찾게 되지만 사실 병이란 자각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고 의사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스트레스”라며 “의사라고 해서 자신이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매해 실시되는 의사대상 건강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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