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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막자" 선별진료소로 달려가는 개원의들

박양명
발행날짜: 2020-02-27 05:45:55

서울 은평구‧중랑구‧중구 의사회 진료 마치고 자원봉사
"의료진 업무 로딩, 길게 늘어선 줄 모른척할 수 없다"

일선 개원의도 코로나19 현장에 스스로 뛰어들고 있다. 일과를 마친 후 선별진료소로 가서 다시 진료에 나서는 것이다.

26일 개원가에 따르면 서울시의사회 산하 일부 구의사회는 지역 보건소와 협의를 통해 진료를 마친 후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달려가 환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상담 및 검사를 위해 줄을 선 시민들(사진: 제보자 제공)
대표적인 곳이 은평구의사회다. 은평구의사회는 정승기 회장 등 2명이 조를 이뤄 26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선별진료소에서 환자 상담과 검체 채취를 할 예정이다. 보건소와 협의한 봉사 기간은 2주. 주말에도 일을 할지, 자원 봉사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자칫 감염으로까지 이어져 의원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은평구의사회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 자원봉사 참여 의사를 보였다. 이미 일주일 동안 자원봉사에 나설 인원 모집은 끝난 상황.

은평구는 은평성모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원 폐쇄로까지 이어져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타 지역과는 다르다는 게 은평구의사회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서울시가 25일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했거나 퇴원, 간병을 했던 사람 중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 착용 후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한다는 재난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서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감염 상담 및 검사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몰리고 있다.

은평구의사회 정승기 회장은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도 감염에 대한 걱정이 큰 곳"이라며 "보건소 의료진이 계속 늦은 시각까지 근무하니 피로가 누적되기도 하고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5일 진료를 마치고 선별진료소를 직접 찾아가 봤는데 사람들이 밤 9시까지도 줄을 서 있었다"라며 "증상이 딱히 없는 사람들도 불안하니까 자녀까지 데리고 나와서 줄을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이 사실 갈 곳이 없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의심 증상이 있으면 받아주지 않고 선별진료소에서도 검사에 한계가 있으니 줄이 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같은 선택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하더라도 급한 불부터 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결단을 전했다.

중랑구의사회도 25일부터 개원의들이 진료를 마치고 선별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중랑구의사회는 평일에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주말에도 진료 후 선별진료소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회원들의 자원을 받은 결과 일단 10명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건우 회장은 "보건소 요청이 있어 논의한 결과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라며 "정부나 지자체가 개원의까지 방패막이로 쓴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일손이 모자라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모른척할 수만은 없지 않겠나"라고 털어놨다.

중구의사회도 선별진료소 자원봉사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정종철 회장은 "보건소에서 요청이 와서 의논을 할 예정"이라며 "선별진료소가 보통 밤 10시까지 하고 있는데 여력이 없으니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개원의도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논의를 해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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