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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부 초음파 비급여로 되나?" 개원가 혼선

박양명
발행날짜: 2018-04-03 06:00:55

의협 비대위 반대 기류에 갈팡질팡…병원계, 일찌감치 대비책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습니다.
"상복부 초음파 급여 어떻게 해야 하나요?"

2일 개원가에 따르면 상복부 초음파 급여 확대 사실상 첫날을 맞아 기존처럼 비급여로 비용을 받아도 되는지 혼선을 빚고 있다.

상복부 초음파는 급여화됐지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진단 목적의 상복부 초음파는 급여고, 환자가 원해서 하는 검진 목적은 비급여가 가능하다. 급여 내용을 비급여로 받으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

서울 A내과 원장은 "상복부 초음파를 급여로 하면 배신이 되는 꼴이고 비급여로 하면 불법이 된다"며 "그냥 환자한테 초음파가 고장 났다고 하고 돌려보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의 한 내과 원장도 "B형간염 환자가 밥까지 굶고 초음파 검사를 하러 왔는데 거절할 수도 없고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입장으로서 혼란스럽다"고 했다.

서울 K내과 원장은 "당분간 복부초음파는 급여로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의협 차원에서 제도를 반대하고 있는데 일선에서 고시가 바뀌었다고 바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가 시행된 첫날인 만큼 오는 환자를 막을 수는 없는 상황. 개원가는 시스템적인 혼란을 겪기보다는 급여청구 방법, 급여기준 등에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상복부 질환의 진단(나944가(1)), 제한적(나944가(1)주), 단순초음파(나940)의 구분
관련 학회나 의사회로는 초음파 청구코드부터 명세서 기재 방식, 결과지 양식, 상병명 기입 등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었다.

경기도 Y내과 원장은 "급여, 비급여 부분을 구분하고 판독결과지 작성하는 것급여를 위해서는 판독결과지를 작성해야 하는데 익숙지 않아 환자 4명 중 2명의 결과지를 겨우 작성했다"고 말했다.

문의가 많이 들어온 일부 사항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보면 충수돌기염(맹장) 진단을 위한 복부 초음파는 상복부 기관이 아니므로 비급여다. 신장 초음파도 비급여다.

진찰료는 검진 당일 진찰료 코드(50% 산정)로 하고 일반 초음파처럼 증상, 상병을 기입 후 급여를 청구해야 한다.

한 시의사회 임원은 "개원가에서는 보통 상복부 초음파를 하면서 신장도 같이 보는 곳이 많다"며 "상복부와 신장 초음파를 함께 했다면 상복부는 급여로 청구하고 신장 초음파는 비급여로 별도로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건강검진 당일 대장내시경 검사비에 대한 환수 사건처럼 오인받아 건강보험공단이 무작정 환수하겠다는 등 분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기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계, 소화기 초음파 전담 교수 채용 등 차곡차곡 준비

혼선을 빚고 있는 개원가 분위기와는 반대로 병원들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를 일찌감치 준비해온 모습이다.

서울 한 대형병원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에 맞춰 초음파 전담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소화기내과 중 간췌담 전문 교수들은 초음파 세션을 새롭게 만들거나 기존보다 늘리는 움직임도 있다.

지방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문제는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수년 전부터 얘기가 돼 오던 거라 병원들은 관련 대비를 미리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과 수련기간이 3년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초음파도 반드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수련병원들은 내과 자체에서 초음파를 직접 구매해 병동에서 활용하기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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