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사업과 재정출연사업, 재정융자사업 등을 심층평가 대상으로 선정하고 세종청사에서 재정관리관 주재로 관계부처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착수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중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 사업은 진료비 재정누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의거 일반회계와 기금을 통해 건강보험 7조 973억원(2015년 기준)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기재부가 복지부와 심사평가원 업무인 진료비 심사관리 체계를 심층평가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재부는 허위·부당청구 및 과잉진료 등으로 건강보험의 부적정 지출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진료비 심사물량이 연간 14억 여건으로 방대하고, 급여기준 부합여부 등을 판단하는 기계적인 심사 등으로 허위부당 청구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기재부 판단이다.
기재부는 진료비 심사를 통한 조정금액은 2014년 기준 4439억원으로 전체 청구액(54조원)의 0.8%에 불과하나, 복지부 현지조사를 받은 요양기관의 70% 이상에서 부적정 청구사실이 적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당청구 사후적 제재와 처분이 미흡하고 재외국민 등 무자격자의 건강보험증 도용 등도 심층평가 선정 이유로 꼽았다.
기재부는 하반기 중 심층평가를 통해 현 진료비 심사체계 및 사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재정누수 억제 등을 위한 효율적인 진료비 심사,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부적정한 청구가 사전에 걸러질 수 있도록 최신 통계적 기법과 IT 기술 등을 활용한 청구 심사시스템 개선방안 그리고 심사기준과 사례공개 확대, 요양기관별 맞춤형 심사 등을 통해 심사 품질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사회재정성과과 관계자는 "진료비 심사관리 체계 마련을 이례적인 것으로 부적정한 건강보험 누수를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보건사회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내년초까지 심층평가를 완료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부처의 보건복지부 업무 간섭이 심하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 "다른 부처 업무도 재정누수 심하다고 판단되면 효율화 방안을 강구해왔다. 17일 착수회의에 복지부 공무원은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보건복지부가 기재부에 휘둘린다는 표현은 과잉해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어의없다는 반응이다.
의료단체 관계자는 "기재부가 보건의료를 너무 모른다. 경제논리로 진료비 심사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려스럽다"면서 "자칫 기재부가 스스로 부정한 의료영리화에 불을 지피는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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