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전 한림대학교의료진이 아기를 위해 마련한 작은 파티. 무사히 치료를 마친 아기를 위해 의료진들이 털모자를 선물했다.
지난 9월 태어난 지 하루만에 안동의 한 산부인과 인큐베이터에서 4도 화상을 입은 신생아.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된 아기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2달 동안 3번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한강성심병원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시간을 견딘 아기는 지난 6일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고 11일 밝혔다.
사고 당시 아기의 부모는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은 물론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까지 수소문했지만 4도의 심각한 화상을 입은 아기를 받아주겠다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1시간이 지나도록 병원을 찾지 못하던 이들 부모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한강성심병원에서 아기를 치료하겠다는 연락이다.
몸의 20%가 근육까지 화상...3번의 고비
아기의 신체는 20%가 화상을 입었고, 대부분 4도 화상으로 상처의 깊이가 피부와 근육은 물론 뼈까지 닿아있었다.
4도 화상은 죽은 조직을 제거한 뒤 피부이식을 해야 하며, 화상으로 인한 염증 물질과 근육에 있던 독성물질들이 몸속으로 스며들어 자칫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
아기의 치료를 맡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허준 교수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안동에서 장거리 이동을 해서 화상으로 인한 급격한 탈진이 왔고, 다음날 호흡이 급격히 나빠지며 무호흡 상태에 빠졌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입원 3일째 되는 날은 상처 감염 때문에 패혈증 초기 단계에 들어갔었다"며 "아기가 모두 3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먼저 수액요법과 인공호흡으로 아기의 상태를 호전시킨 후 감염을 막기 위해 응급시술과 정규수술을 병행해가며 치료했다.
의료진은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첫 수술을 시행하고, 2차례에 걸쳐 피부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허 교수는 "피부이식 과정에서 이식할 수 있는 피부가 부족해 인공진피 이식과 자가이식을 함께 사용했다"며 "일부 상처는 스스로 아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아기는 현재 화상으로 인한 상처부위는 치유가 된 상태다.
하지만 심부화상은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병원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고 후유증에 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허 교수는 "화상을 입은 부위에 변형이 생기면서 다른 신체부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1년 정도는 흉터를 치료해야 하고 이후 성형수술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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