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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격진료 반격하려다 뭇매 "환자 안전 챙겨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4-01-20 16:30:31

일방통행 토론회에서도 비판 쇄도…"전문가 목소리 들어야"

|종합|국민편의증진과 의료서비스산업 발전 토론회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산업 발전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강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당이 주최해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를 제외한 일방적 토론회 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토론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발전적인 논의보다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회의도 나왔다.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서비스산업 발전'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12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정부정책을 지지하는 토론자가 다수였지만 서울의대 김윤 교수, 건강세상네트워크 박용덕 정책국장,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부회장 등 3명이 반대의견을 뚜렷하게 피력했다.

원격진료 "구체성 낮고, 근거 부족"…"환자 안전 먼저 생각해야"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정부의 원격진료 허용 정책은 구체성이 낮고 불확실성은 높다고 규정했다.

그는 "정부 정책의 목적과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찬가지다. 원격진료의 안전성, 효과성과 경제성에 대한 학술적인 근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진료의 효과성이나 경제성에 대한 근거 없이 건강보험급여로 인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책목표를 우선 명확히 하고, 그에 근거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역시 "장애인과 노인 등 거동불편자에게 원격진료를 허용하면 사실상 전국민을 다 허용해준다는 말과 같다. 원격진료를 한다고 해서 만성질환 관리가 잘 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중증환자들에서는 원격 진료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의료계도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열린마음으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맞다. 같이 머리 맞대고 해결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원격진료를 해도 처벌할 수 없다. 법을 따로 안만들어도 원격진료를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사법부의 판단 보다,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환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중립적 입장을 보였다.

투자활성화 "의료 질 떨어진다"…"수익 큰 부분 차지 안한다"

김윤 교수는 보건의료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의료법인 병원이 자법인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환자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의료기기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상근부회장도 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의 자법인 안연케어를 예로 들었다.

송 부회장은 "감사원은 2008년 학교법인이 갖고 있는 자법인 안연케어가 공정거래법 위배사항이 있다고 지적하며 벌금을 내게 했다. 내부거래라는 부작용이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금의 흐름을 잡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투자 활성화를 해놓고 다음단계로 여러가지 규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윤태 의료정책팀장은 "2012년 기준 의료기관 3200개 중 의료법인은 905개에 달한다. 국민 의료접근성 향상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공공성 회복에는 큰차이가 없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진료비 수입이 4조5천억원인데 상위 10개 기관이 1조 5천억원을 갖고 간다. 나머지 기관은 상당히 열악하다. 사업확대를 하더라도 의료수익대비 0.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투자활성화를 하되 부대사업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법인 외부 감사제를 도입해 회계를 투명화 해야 하며, 외부투자금 변동사항을 누구라도 알 수 있게 하는 외부 공시제도 보완을 주장했다.

"평행선 걷는 이유, 소통 아니라 먹통 때문"

구체적인 방향 없이 소모적인 논쟁이 이뤄지는 것도 걱정했다.

발제를 맡은 인제대 이기효 보건대학원장은 "20년 이상 끌어온 주제에 대해 계속 평행선을 걷는 것은 소통이 아니고 먹통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다. 경제활성화가 아니고 소비자 중심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송형곤 상근부회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건의료 6개 단체가 한목소리로 안된다고 했을 때 (정부가) 귀기울여 들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도 "정부는 전체가 반대하는데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 의료의 틀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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