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오늘(12일) 이들의 향후 운명을 좌지우지할 새 약가인하 제도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간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언론 등을 통해 추가적 약가인하의 부당성을 알렸지만, 정부의 약가인하 의지가 워낙 확고해서다.
뚜껑은 열어봐야알겠지만, 건보재정 확보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의료계 영상수가와 약업계 조제수가 인하에 이어 이번에는 제약계의 약가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건정심 형식적 절차 불과…새 약가인하안 발표될 것"
새 약가인하안은 오늘 오전 11시 복지부 장관에 의해 직접 발표한다.
건정심 회의가 10시 경에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결과는 나왔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건정심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오리지널을 종전가의 70%, 퍼스트제네릭을 59% 수준에서 책정하고, 1년이 경과한 뒤 제네릭이 5품목 이상이면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을 모두 53%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방안이 시행되면 건보 재정 확보는 물론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제약산업 고질적인 병폐인 리베이트도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약계 약가 일괄인하, 예정된 수순?
이날 건정심에서 새 약가 일괄인하 방침이 결정될 것이 유력해 보이면서, 업계는 "정부가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건보재정 확보라는 대명제 아래 의료계, 약업계에 이어 제약계에도 그 부담을 떠넘기려 한다는 것.
실제 지난 4월부터는 CT(14.7%), MRI(29.7%), PET(16.2%) 등 영상검사 수가를 하향 조정했고, 7월에는 조제료 산정기준을 조제일수에서 방문당으로 변경해 연간 1053억원을 절감하는 약국수가 합리화 방안을 시행 중이다.
당시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영상검사·조제료 등 5000억원의 재정안정화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업계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헌법소원 등 물리적 움직임을 선포하고, 업계 사상 최초로 피켓시위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에는 씨알도 안 먹히는 것 같다.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미 약가인하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본다"고 걱정했다.
다른 관계자도 "복지부는 오로지 건보재정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만보고 달리고 있다. 의료계 영상수가, 약계 조제수가 조정에 이어 이제는 제약계 약가인하 차례다. 예정된 수순"이라고 한숨지었다.
한편, 제약사 사장단은 12일 오전 9시 한국제약협회 앞마당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적 약가인하 정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에 나선다. 100년이 넘은 업계 역사상 사상 초유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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