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의 회원과의 대화는 기대와 달리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약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회원과의 대화는 송우철 이사의 현안 설명으로 시작됐다.
송 이사는 의료분쟁조정법,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 등 의료계 현안의 진행상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송 이사의 설명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그만하자" "강의 듣자고 이 자리에 나온 것 아니다. 회원과의 대화를 하자고 마련된 자리다"라고 소리치며 경만호 회장의 등장을 요구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회원과 송우철 이사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박정하 회원은 "집행부가 회원들과 반해 역주행하고 있는 것 알고 있느냐? 회원들에게 고소당한 집행부가 회원들 불러놓고 변명만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송우철 이사도 "역주행 사례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며 맞받았다.
오랫동안 설전이 오가다 장내가 정리되고 경만호 회장이 대화에 나섰다.
유태욱 회원은 "의협의 주인은 회원이다. 그런데 회장 선거문제로 혼란이 일고 있다. 혼란을 종식하기 위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경만호 회장은 "안타깝지만 집행부가 투표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대의원회에 안건 올려 받아들이면 할 수 있지만 집행부가 결정할 몫이 아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중구의사회 소속 김성배 회원은 경만호 회장에 대해 당장 회원 신임투표(중간평가)를 실시해 불신임이 나올 경우 퇴진 의사 있느냐"고 물었다.
경회장은 "회원들이 물러나라면 물러난다. 그러나 당장 투표해 묻는 게 좋은지 생가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화 중간 중간에 전의총 노환규 대표를 비롯해 일부 회원들이 집행부의 현안 설명 내용에 대해 반박하고 요양원 불법 지원의혹 등을 제기하자 전의총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구의사회 소속 황주연 회원은 ""전의총은 임의단체다. 회원의 이름으로 이렇다 저렇다 발표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요양병원 운영 등 경만호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관악구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오늘 회장과 회원과의 대화를 한다고 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의료정책과 관련된 사항은 대부분 알고 있다. 오늘 중요한 것은 경만호 회장과 관련된 여러 의문사항이다"며 "그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해 달라"고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송우철 이사는 경만호 회장을 대신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과 관련한 의혹, 1억 원 연구용역비 횡령 의혹, 법인카드 불법지원 의혹 등에 대해 "사전에 감사단과 합의가 된 사안이며, 의혹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노환규 대표는 "이 자리가 법정이 아니라고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윤철수 회원이 전의총 저격수로 나섰다.
윤 회원은 "전의총은 김재정 집행부 때 횡령 사실을 방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복지부와 건보공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횡령 의혹 정보 넘겨줬음에도 알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민초집단이라면 그런 것을 알려야지 작은 사안만 갖고 얘기해봐야 소용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과의 대화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중구난방 물고물리는 설전으로 변질되자 사회자는 "참석자들의 진행과 협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1시간 여 만에 산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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