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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아쓰고, 겹쳐쓰고...의료기관 마스크 부족 아우성

박양명
발행날짜: 2020-02-26 12:00:55

정부는 마스크 수급 문제없다는데 현장은 "지원필요" 호소
"마스크 가장 필요한 의료인은 구매 자체가 힘든 상황"

정부는 '마스크' 수급에 문제없다고 하지만 정작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일선 의료기관은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아우성이다.

마스크 수급 문제에서 만큼은 정부와 현장의 괴리가 여실한 상황인 것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의료기관들이 마스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A요양병원 원장은 "거래업체에 부탁해 겨우 100장씩 구입하고 있는데 하루 이틀치에 불과해 걱정"이라며 "마스크가 의료기관에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의료진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진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 B요양병원 관계자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보니 면마스크과 덴탈마스크를 겹쳐 쓰고, 면마스크를 빨아서 다시 쓰고 있다"라며 "정부가 대구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놓고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라고 토로했다.

마스크 박스가 쌓여있는 모습. 대한의사협회는 마스크 부족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에 마스크를 지원했다.
마스크 부족 문제는 대구경북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타지역도 마스크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

부산 C내과 원장은 "마스크가 당장 급한 것은 아니지만 최대 2주를 버틸 정도의 수량만 남았다"라며 "국민도 마스크를 사재기 하는 상황이다보니 마스크가 부족한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추가적인 마스크 분량을 확보해 의사장터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빠른 속도의 접속과 클릭이 아니라면 10분 안에 동이 나고 있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시의사회는 공식적으로 시가 나서서 마스크를 확보, 일선 의료기관에 공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시의사회 관계자는 "발열 및 호흡기 환자를 바로 앞에서 봐야 하는 의료진은 KF94 이상을 착용해야 격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며 "실제적으로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의료인은 구매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시대책위원회까지 운영하고 있음에도 방역의 가장 기본인 마스크와 손세정제 공급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부산도 코로나19 확산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공포감이 크다. 의료기관에 마스크가 우선적으로 배부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마스크와 손세정제 원활한 공급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의료기관은 진료로 일어날 수 잇는 감염위험이 크다"라며 "수천억원의 커다른 지원책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 진료 시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 방역과 환자 보호를 위해 마스크, 손세정제 등 물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26일부터 생산되는 마스크 수량의 절반 이상은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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