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진단은 엄연히 구분돼야 할 영역입니다. 이를 같이 묶어 놓고서는 덤핑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대한병리학회 손진희 이사장(성균관의대)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병리진단 수탁업무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물론, 지불제도 개편 등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근본적으로 검사와 진단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손 이사장은 23일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의 업무를 동일선상에서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수탁업무조차 이렇게 함께 묶어 흘러가니 덤핑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병리과와 진단검사의학과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수탁기관도 이에 맞춰 분리해야 한다"며 "지불제도 개편 등은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근 병리과개원의사회가 수탁검사료 지급방식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실제로 병리과 개원의들은 위탁기관에서 수탁기관으로, 또한 병리과 개원의에게로 검체가 전달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검사비가 할인되는 구조를 문제삼으며 수탁검사료 지급방식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이러한 논의도 충분한 타당성이 있지만 무조건 개원의들의 주장만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학회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설득과 협상을 통해 중심을 잡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선 진단과 검사를 명확히 나누고 이에 맞춰 병리과의 업무영역에 선을 긋는 일이 가장 시급한 선행과제"라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탁문제를 비롯한 모든 부분이 해결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