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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장사없다”...공공의학회 보건소 근무의사 실태조사

박양명
발행날짜: 2020-07-10 05:45:57

공공의학회, 전국 보건소 의사 약 500명 대상 설문조사 추진
공공의대 설립, 보건소 진료기능 폐지 등 민감 현안도 묻는다

5개월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도 '번아웃'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민간 의료기관에 있는 동료의사와 비교했을 때 근무 환경이 어떻다고 생각할까.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로 구성된 대한공공의학회(이사장 이인영)가 전국 보건소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근무 여건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돌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공의학회는 전국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의사 보건소장과 과장, 관리의사 약 490명을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보건소 의사의 근무 여건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학회 차원에서 전국 단위로 보건소 근무 의사 처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코로나19'였다.

공공의학회 한 임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보건소 의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었다"라며 "코로나가 대두하면서 감염병 관리 역량을 가진 전문가로서 의사 인력이 필요한 환경이 된 만큼 처우에 대해 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후 보건소 의사 인력에 결원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 임원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보건소 근무 의료인력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힘은 힘대로 들지만 처우는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직무 만족도도 다르고 공중보건 분야 근무를 희망하는 젊은 의사의 진출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즉 지역에서 감염병 관리에 전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의사가 수급 되고, 업무에 보람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설문 항목은 총 38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보건소에 들어오게 된 이유부터 보건소 진료기능에 대한 생각 등 민감한 현안까지 묻고 있다.

코로나19 전후 근무 만족도도 환경과 경제적, 업무, 자기개발, 공중보건 분야로 나눠 세부적으로 응답하도록 했다. 보건소 업무가 힘든 이유, 희망하는 보건소 의사의 월수입, 안정적 근무 환경을 위해 필요한 요소 등을 묻고 있다.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무환경 개선 사항으로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서는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독립적 지위 보장 ▲3급 이상 의무직 승진 기회 보장 ▲보건소장 및 의무 과장 의사 채용 명문화 ▲지역사회 공중보건 리더로서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기회 보장 등의 보기를 제시하고 있다.

'예, 아니오'라는 단순 대답만 확인할 수 있지만 보건소 관련 각종 현안도 담았다. 우선 코로나19 사태 후 떠오른 의료계 화두 중 하나인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의견부터 보건소의 일반진료기능 폐지, 보건소 소속기관을 기초자치단체에서 중앙 정부로 이관하는 데 대한 찬반 의견도 내야 한다.

공공의학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실제 보건소 의사 근무 여건 개선과 보건소 기능 개편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공공의학회 임원은 "보건소 근무 의사들의 수입은 비의사 공무원 보다는 높지만 민간 의료기관 근무 의사와 비교했을 때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의료업무 수당을 100만원 가까이 받고 있는데 2003년 처음 인상된 후 한 번도 오른적이 없었다. 현실 반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문조사가 단순히 의견수렴을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학술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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