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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면 뭐하나 지키질 않는데" 전공의법 국민 청원까지

박양명
발행날짜: 2018-06-14 12:00:59

"전공의들 상당수 여전히 100시간 초과근무, 피해는 환자 몫"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80시간으로 제한하는 일명 '전공의법'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공의 특별법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등장했으며 오전 11시 현재 약 120여명이 게시글에 동의를 표시했다.

2015년 12월에 만들어진 '전공의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은 '전공의법'이라고 불리며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 본격 현장에서 시행됐다. 전공의의 근무시간 최대 88시간으로 제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청원인은 "주당 평균 100시간 이상 노동하는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법이 만들어졌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수련병원은 매우 드물다"며 "전공의는 항상 격무 때문에 극심한 피로 속에서 환자를 보게 되며 환자도 질 낮은 의료서비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미국은 연속 당직 격무에 시달린 전공의에게 진료를 맡길 수 없다는 국민의 주장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시작이 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법이 만들어졌음에도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로 ▲저수가 ▲저수가 대응을 위해 최소인원 고용, 기존 인력 노동 강화 ▲병원에 필요한 인력을 고용할 건강보험 재정 부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병원은 경영을 위해 과다한 외래진료 환자수를 유지하며 3분진료를 하게 되고 3분 진료 준비를 위해 전공의는 수시간의 문서작업을 하고, 법정 수련시간을 초과하는 야간근무를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평균 100시간을 초과한 격무에 시달린 의사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자와 병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내용의 청원글이 등장하자 같은 상황에 놓인 전공의들은 적극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전공의는 "애매한 법때문에 정작 일은 일대로 많이 하고 휴식 시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턱없이 부족한 인력에 전공의 4년을 수련하고 나면 실력없는 의사만 양성되고 그 피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청원글 등장을 인지하고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며 "전공의 회원이 직접 신청한 청원"이라며 "전공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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