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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울타리 나온 신참 의사는 순한 양…사기 조심해야"

박양명
발행날짜: 2017-02-20 05:00:58

소아청소년과, 새내기 연수강좌 '눈길'…선배들 나서서 후배들과 경험 공유

의대 6년에 전공의 수련 5년. 합쳐서 11년을 '배움'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있다가 '시장'에 던져지는 소아청소년과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최근 이제 막 '전문의' 자격을 딴 레지던트 4년차 후배를 대상으로 1차 새내기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새내기 후배를 대상으로 한 첫번째 연수강좌를 열기까지에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이강민 법제이사(인천 연세예소아청소년과)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제 막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마친 4년차는 약자의 입장"이라며 "개원 시장에 뛰어들라는 게 아니라 막 시장에 진입하려는 젊은 의사에게 최소한의 가이드라도 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청과의사회는 개원 현장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백신과 귀·코·목 질환에 대한 강의를 마련했다.

이강민 법제이사는 '첫 봉직! 이것만 피하면 된다'라는 주제로 직접 강의까지 하며 공중보건의를 마친 후 처음 취업을 했을 때의 경험을 털어놔 공감을 얻었다.

연수강좌의 포인트가 '새내기'에 있다 보니 소청과의사회는 이제 막 전문의 자격을 딴 4년차 전공의에게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새내기 소청과 의사들의 관심은 높았다. 올해 230명의 전문의 합격자 중 절반이 넘는 120명이 참석했다.

이강민 이사는 "전공의 수련 후 공중보건의까지 마치고 봉직의 생활을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속칭 잘렸다"라며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는 이미 다른 사람도 구해놓은 상황이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사회 초년생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은 약자고 순한 양인 상태"라며 "계약서 쓰는 법, 퇴직금, 세금과 세율 등 모든 게 생소하다. 수련만 받을 때와 실제 시장에서 겪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전문의 자격을 따고 나서 바로 봉직이나 개원을 하기 보다 대진의를 하면서 시장을 파악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 이사는 "새내기를 노리는 사람이 많다.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라며 "헤드 헌터부터 의료기기 판매업자, 닥터론 브로커, 인테리어 업자 등 구직이나 개원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림의 고수들이 일명 도장 깨기를 하면서 수련을 하는 것처럼 대진의를 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해보고, 선배 의사의 경영 노하우 등을 직접 보면 추후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직장을 구할 때 병원 운영 방식, 연고지, 급여 형태, 병원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취업을 개인의원에 할 것인지, 소아청소년과가 있는 산부인과에 할 것인지, 준종합병원에서 일할 것인지에 따라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취업하려는 병원 분위기는 선배들의 조언과 함께 해당 병원이 얼마나 자주 구인광고를 올리는지, 엄마들의 커뮤니티 등을 참고하면 된다.

연봉 계약을 할 때도 일반적인 근로계약(그로스)인지 네트 계약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로스 계약은 세금을 포함해 임금을 산정한 후 매월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에서 세금과 4대 보험을 임금에서 공제하고 지급하는 방식이다.

네트 계약은 세금을 병원 측에서 내어주고 순수하게 받는 개념이다. 하지만 법적인 뒷받침이 없는 계약 제도다.

이 이사는 "계약서를 쓸 때는 인센티브 유무를 포함한 페이, 휴가, 근무시간, 의료사고 배상 여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수련 받을 때랑 실제 진료실에서 환자들의 질문은 다르다. 밤에 애가 울어요, 이유식을 맛있게 하는 방법 같은 질문은 교과서에 없다"며 "수련과정에서 못하는 것을 의사회가 이런 연수강좌 등을 정례화해 보충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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