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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 실제 환자까지 허위청구 '도매급 처분' 제동

안창욱
발행날짜: 2012-02-28 12:30:36

1심 뒤집고 처분취소 판결 "검사기록 있으면 진료한 것"

실제 환자를 진료했지만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에 누락한 것을 허위청구로 판단한 복지부 처분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김창석)는 최근 지방에서 의원을 운영중인 Y원장이 복지부를 상대로 청구한 업무정지, 면허정지 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1심을 뒤집고 행정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복지부는 2006년 9월 Y원장이 운영하는 의원의 과거 36개월치 진료분에 대해 현지조사를 벌였다.

복지부는 현지조사 결과 Y원장이 실제 내원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원외처방전을 발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총 7686만원을 부당청구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Y원장에게 요양기관 업무정지 132일, 의료급여 업무정지 83일, 의사면허정지 3개월 15일 처분을 통보했다.

그러자 Y원장은 복지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Y원장은 "복지부가 처분 근거자료로 삼은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은 간호조무사가 내원한 환자의 성명과 수납금액을 기록하는 장부로, 실수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수납대장에 기재돼 있지 않더라도 진료 당일 약국 영수증, 피검사 결과지, 골다공검사 결과지, 물리치료대장, 전자진료기록부, 엑스선 사진 등에 기록이 남아 있으면 실제 진료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의약품 대체청구, 의약품 허위청구, 본인부담금 과다청구 등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4월 Y원장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전자진료기록부, 물리치료장부 등은 언제든지 사후조작이 가능하고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할 아무런 자료도 없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진료 당일 피검사 결과지, 골다공검사 결과지 등이 있으면 실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복지부가 이들을 부당청구 내역으로 정리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복지부의 행정처분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고법은 "복지부는 내원장부, 물리치료장부, 피검사 결과지, 골다공검사 결과지 등을 통해 실제 내원한 것으로 확인된 수진자들에 대해서도 부당청구로 판단, 처분을 했기 때문에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일부 환자의 경우 실제 내원해 진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원하지 않은 환자로 보고 행정처분을 내림에 따라 처분사유가 일부 부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법은 "복지부는 이같이 처분사유가 일부 부존재함을 간과해 사실을 오인하고 잘못된 사실을 기초로 각 처분을 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행정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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