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의대생 복귀 임박…교육 질 저하·의사인력 수급 어쩌나
장기화된 의정 갈등으로 붕괴 직전까지 치달았던 의사 인력 양성 체계가 의대생 복귀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전국 의과대학들은 유급 학생을 포함한 전 학년의 복귀에 맞춰 임상실습 확대, 야간·계절학기 운영 등 학사 일정 재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하지만 1년 이상 중단된 수업, 두 개 학번의 동시 수업 및 동시 졸업, 단축된 교육 연한 등은 교육 질 저하와 의사 인력 수급의 불안정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전남의대는 오는 8월부터 의학과(본과) 3·4학년 학생의 실습과 의학과 1·2학년의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상실습 52주·야간 강의 등"…1년 공백 메우기 총력유급 대상이었던 전국 의과대학생들의 복귀가 허용되면서 의과대학은 서둘러 학사 일정 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전남의대는 오는 8월부터 의학과(본과) 3·4학년 학생의 실습과 의학과 1·2학년의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의학과 3·4학년은 다음 달 1일 교내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52주간 임상실습을 진행 할 예정이다. 1·2학년은 8월 18일 개강해 평일 저녁 및 겨울방학을 활용해 1학기에 이수하지 못 한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조선대 또한 52주 임상실습에 들어가야 하는 본과 3·4학년의 수업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다른 학년은 온라인과 대면 강의를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다.인하대와 연세대 의과대학은 각각 이달 29일과 내달 4일 수업 설명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복귀 예정 학생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대부분의 의과대학은 의학과의 경우 오는 8월 초 개강을 목표로 학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지방의 한 의과대학장은 "교육부 발표 이후 관계자들이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미 많은 시간이 지체된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개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대면 강의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 계절학기, 야간 강의 등 다양한 교육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습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1년 이상 수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올해는 신입생 수도 크게 늘어난 만큼,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대학 측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고 임상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병원 실습과 연계한 프로그램 확대, 보충 강의 제공, 교수진 지원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그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복귀하고, 향후 의료 현장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본과 3학년 졸업 시점은 2027년 2월과 8월 중 대학 자율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졸업 일정 개편에도 불안 여전…의료계 '장기적 파장' 경고의대 수업이 재개되면서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은 이들의 졸업 일정이다.의학과 4학년의 졸업 시점은 정부 방침대로 내년 8월이며 3학년의 졸업은 2027년 2월로 예상하고 학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임상실습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본과 4학년은 1년 더 교육 받고 내년 8월 졸업 예정이다.하지만 의대생 복귀 방안의 최대 난제였던 본과 3학년 졸업 시점은 2027년 2월과 8월 중 대학 자율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대학별로 임상실습 기간이 달라 2027년 2월 졸업하는 일부 대학 본과 3학년은 학칙이 정한 예과와 본과 6년 교육 연한보다 한 학기 줄여 졸업하게 된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의사국시 또한 추가로 시행한다고 밝혔다.구체적인 의대생들의 졸업 일정은 ▲본과 4학년(2026년 8월) ▲본과 3학년(2027년 2월 또는 8월) ▲본과 2학년(2028년 2월) ▲본과 1학년(2029년 2월) 등이 될 전망이다.일부 학생들은 한 학기 줄여 졸업하게 되며 일각에서는 교육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원활한 의사인력 수급을 위한 정부의 특단적 조치로 해석된다.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기간이 감축되는 것은 맞지만 교육과정에는 변화가 없다"며 "원활한 의사 인력 수급을 위해 관계 법령 및 학칙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24학번과 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되며 같은 해에 졸업 예정이라는 점 또한 향후 의사인력수급체계에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정부와 학교 측에서 별도의 조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오는 2학기부터 수업을 시작해 오는 2031년 2월 동시 졸업 예정이다. 2030년 2월에는 의대 졸업생이 극소수에 그친다는 뜻이다.의대협회는 지난 3월 이 같은 문제를 예견하고 2024·25학번 학생들의 졸업과 관련한 4가지 모델안을 발표한 바 있다.의료계 관계자는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초 의과대학 졸업생이 140여 명에 불과해 심각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사 인력은 의대 졸업, 전공의 수련, 전문의 자격 취득 등 단계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히 한 해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이어 "정부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만큼, 지금이라도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미래 인력 양성에 차질이 없도록 의료계와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