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의료비 증가 원인 동내병원?...KDI 가격상승 지목 논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가격 상승을 지목하자, 의료계가 반박에 나섰다.24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KDI 연구는 분석에 있어 방법론적 한계와 해석 오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가 의원급 의료기관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의협 의정연이 반박에 나섰다.앞서 KDI는 'KDI Focus'를 통해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 요인 분석을 공개했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보다 가격 상승이 전체 의료비 지출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의료전달체계가 충분히 확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상급 의료기관과 경쟁하며 과잉진료를 제공할 유인이 존재한다는 것. 또 의원급 의료기관의 일차의료 '주치의' 역할 확대와 함께 행위별 수가제 중심의 지불제도 보완, 지출 평가체계 공식화 필요성을 강조했다.하지만 의료정책연구원은 KDI Focus만으로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으며, 보고서를 신속히 발간해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검토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번 분석의 기반이 된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 분석과 지출 효율화 방안 연구(2023)'는 아직 발간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또 KDI 분석이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을 가격, 수량, 인구 요인으로 분해한 방식에 대해 방법론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방식은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나 강도, 질병의 복잡성, 기술 혁신 등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일례로,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닌 ▲고급 의료 장비 ▲고품질 의약품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 등으로 인해 의료비가 증가할 경우, 이를 모두 가격 요인으로 집계하는 것은 왜곡이라는 것이다.의정연은 국민 생활 수준 향상과 의료기술 발전, 근거 중심 의학 확산 등으로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실제 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중은 2009년 5.9%에서 2019년 8.1%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8.5%, 1인당 명목국민소득은 56.3% 증가했다. 의료서비스는 소득 증가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라는 것이다.특히 우리나라의 일차의료 체계는 전문의 중심의 일차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상급병원 대비 저비용 진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실제 2025년 4월 기준 우리나라 외래 건당 진료비는 약 5만 1,928원으로, 영국 GP 7만 7,300원, 캐나다 11만 8,400원 등 주요국의 50~60% 수준이다.의정연은 "우리나라는 저비용으로 모든 건강지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효율적인 운영의 결과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영향 요인을 분석할 땐 단순 요인 분해 방식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며 "보다 다차원적이고 정교한 분석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지표만으로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평가하는 오류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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