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영서의료재단 아산·천안 지역 '든든한 버팀목' 역할 톡톡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를 책임지는 병원입니다. 처음 진료부터 수술, 수술 후 관리까지 전 과정 치료를 책임지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충청남도 아산시 내에 자리한 영서의료재단 아산충무병원. 미세한 빗방울이 내리던 지난 22일 만난 권영욱 의료원장은 병원의 철학을 단호하게 밝혔다.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실 속에서 아산충무병원은 충청남도 지역 내 중증응급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었다.종합병원 넘어 지역 거점병원으로아산충무병원은 의료법인 영서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천안충무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됐다. 권 의료원장은 "천안충무병원 50병상으로 시작했지만 분원인 아산충무병원만도 430병상 규모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천안충무병원은 심뇌혈관 질환 중심 진료로 특화시키고 아산충무병원은 권역 내 거점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아산충무병원 전경지하 1층에 위치한 수술실. 평일 오후임에도 수술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권영욱 의료원장은 병원의 진료 역량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개심술(오픈하트)부터 관상동맥우회술, 판막치환술 등을 모두 시행하고 있어요. 한 달에 최소 5회 정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심장 수술을 진행합니다."그에 따르면 대학병원도 요즘 심장 수술 건수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내 꾸준히 수술 건수를 유지하고 있다.또한 뇌혈관 질환 및 뇌종양 수술도 시행하고 있으며, 부정맥 시술 역시 가능한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권 의료원장은 진료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정맥 시술은 종합병원에서 하는 곳이 거의 없어요. 전문 의사도 전국에 100명밖에 안되죠. 저희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직원들이 교육을 받았고,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 ECMO)도 교육받고 와서 운영하고 있습니다."혈관조영실 입구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본관 7층으로 올라가자 빨간색 경고 표시와 함께 '국가지정 격리병상'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아산충무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역 내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코로나19 초기에는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백신도 없었고 감염 위험도 컸죠. 저희는 충청남도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공공의료 역할을 했습니다."치료격리병상을 관리하는 관제탑 역할을 하는 공간 국가지정 격리병상 모습 병원 7층 출입구에는 방호복 착용 구역과 오염구역, 청정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감염관리실 직원은 "여기서 탈의하고, 샤워를 한 뒤 청정 쪽으로 나오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폰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다.코로나19 기간 중 병원 내 진단검사의학과에서는 PCR 검사도 수행했다. 진단검사의학과 실험실에는 당시 사용했던 장비들이 여전히 대기 중이었다. 권영욱 의료원장과 함께 만난 권준덕 이사장은 "2020년 8월, 복지부에서 코로나19 치료병상 운영을 요청받았을 때 충청남도와 질병관리청이 병상을 서로 확보하려고 경쟁했을 정도"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아산충무병원은 코로나19 당시 PCR검사를 직접 실시했다. 재활치료의 메카로지하 1층에 위치한 재활치료센터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아산충무병원은 재활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병원 내 재활치료센터는 신경계 재활치료와 수술 후 재활치료에 특화했다."저희는 충청남도의 교육기관이에요. 물리치료협회에서 이곳에 와서 교육을 받고, 저희 치료사들은 학회에서 강좌도 하고 있습니다. 각 병원 대표들이 여기 와서 배우는 경우도 많아요."재활치료센터 내부에는 기본적인 운동 기구부터 복합 운동 기구까지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최근에는 호흡재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말 개원 예정인 권역재활병원이다. 200병상 규모로 건립 중인 이 병원은 충청권에서 중요한 재활치료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국고와 지방비를 합해 설립 중으로 올해 9월 말 준공 예정이다.아산충무병원 수술실 모습암센터 확충 계획, 고령화 시대 대비병원 곳곳을 둘러보던 중 권영욱 의료원장은 암 치료 영역 확대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암 환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아산시에서도 이미 10%를 넘어섰고, 앞으로는 50%까지 갈 수 있어요. 향후 암센터 건립을 통한 암 환자 진료 확대는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권 의료원장은 권역 암센터 역할을 하려면 임상시험까지 다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을 강조했다. "암은 1기부터 4기까지 토탈 케어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산충무병원은 모든 중증 질환을 다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현재는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부지를 확보했지만 법적인 부분에 막혀 계획이 지연되고 있어요. 법적 절차가 늦어지면서 건축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어 답답합니다."권영욱 의료원장은 암 환자들이 빅5병원으로 쏠리는 이유는 '치료 역량'을 꼽고 역량을 끌어 올려나갈 예정이다."아산충무병원은 장기적으로 암 진단부터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완화의료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암센터를 구축하고 서울로 향하는 지역 암 환자들의 발길을 돌려 지역 내에서 완결적인 치료를 해내려고 합니다."중환자실은 중증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필수적 공간으로 30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아산충무병원은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 지역 내 공공의료 역할을 맡고 있다. 공공의료의 역할 '톡톡'…경영의 자율성은 보장해야아산충무병원은 민간 의료법인이지만 공공의료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 30병상(치료격리병상 15병상 포함시 45병상)과 응급실 21병상을 갖추고 중증 환자 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중환자실에는 최신 장비들이 갖춰져 있었고, 간호사들이 환자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었다."우리는 중환자 관리를 잘할 수 있는 병원입니다. 모든 내과를 중심으로 노인환자 케어까지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요."권 의료장은 아산을 '의료의 기회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아산충무병원이 위치한 아산시 인근에 대형병원이 없고 당진, 예산, 홍성, 서산, 태안 등 인근 지역의 환자들까지 커버하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권준덕 이사장은 의료법인들의 경영적 자율성 보장을 거듭 강조했다. "의료법인도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열어주면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안타까워요. 가령 학교법인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데, 의료법인은 제한이 많습니다. 목적사업에 쓰는 비용에 세금을 면제해주고, 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 수단도 다양화해야 합니다."저녁 무렵, 병원 로비는 퇴근하는 직원들과 외래 진료를 마친 환자들로 분주했다. 앞으로 권역재활병원과 암센터 건립 등을 통해 지역 내 중증·응급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아산충무병원의 미래가 기대된다. 권영욱 의료원장(우측)과 권준덕 이사장(좌측)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