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GLP-1 RA 연관성 확인…기저질환 없는 군 발병 위험 증가
리라글루타이드, 타 성분 대비 위험도 높아…최대 2.3배 ↑
비만약과 당뇨병 치료제로 폭넓게 쓰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가 투약 초기 시기 시신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
치료 첫해 내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 시신경병증(NAION)에 걸릴 가능성은 약 19% 높았고 특히 기존에 비만이나 당뇨병 진단이 없던 환자에게서 위험도는 두 배 이상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체중 감량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일반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대 안과 팔라비 나그데브 등 연구진이 진행한 당뇨병 상태에 따른 GLP-1RA 노출 시 비동맥류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 유병률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doi: 10.1001/jamaophthalmol.2025.2332).
NAION은 눈의 시신경에 혈류가 차단되며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통 급작스러운 시야 결손이나 시력 저하를 초래한다.
그간 GLP-1 RA는 심혈관 보호 효과나 체중 감소 등 다양한 장점이 알려졌지만, 시신경 손상과의 연관성에 대한 대규모 분석은 부족했고, 체중 감량이나 미용 목적으로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비당뇨 일반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시신경 위험도 변화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는 미국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로, 6만 5,612명의 NAION 진단 환자와 이들과 연령, 보험 가입 연도, 비만 및 당뇨병 이력을 일치시킨 64만 1,751명의 대조군이 분석에 포함됐다.
대상자는 모두 당뇨, 비만, 또는 이 두 질환이 없는 이들로 구성됐으며, GLP-1 약물 노출 여부는 실제 약국 조제 기록을 바탕으로 판별했다.
사용 약제는 둘라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엑세나타이드 등 주요 GLP-1 RA였다.
분석 결과 전체 GLP-1 RA 사용자는 치료 1년 이내 NAION 발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19% 높았으며(OR 1.19), 특히 리라글루타이드 사용자는 위험이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OR 1.53).
위험도는 비만이나 당뇨병 진단이 없었던 하위군에서 더 컸다. 이들은 전체적으로 NAION 발생 위험이 2배 높았고(OR 2.03), 리라글루타이드를 쓴 경우에는 2.3배로 상승했다(OR 2.32).
연구진은 "분석 결과 GLP-1 제제의 사용 첫해에 NAION 발병 확률이 19% 높아졌다"며 "당뇨병이나 비만이 없는 사람들의 NAION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