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실태 보고서 발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42% 증상 동반…8.9% 아나필락시스 경험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사과나 복숭아 같은 생과일을 먹었을 때 입이나 목 안이 가렵고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Pollen-Food Allergy Syndrome, PFAS)'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5-2호 리포트'를 통해 국내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의 실태를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해당 증후군은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구조적으로 유사한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먹었을 때 입술, 혀, 입천장, 목 안 등이 가렵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봄철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사과나 복숭아를 먹었을 때 입 안이 가려워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는 자작나무 꽃가루의 알레르기 유발 성분과 사과, 복숭아 등의 성분이 유사한 교차항원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국내 2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42%가 해당 증후군을 동반하며, 이 중 8.9%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전신 중증 반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봄철 나무 꽃가루(자작나무, 참나무)에 감작된 환자는 사과, 복숭아, 키위, 자두, 호두, 땅콩, 밤, 대추, 토란, 배, 체리 등 다양한 식품에서 증상을 보인다. 가을철 쑥, 돼지풀 등 잡초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도 키위, 파인애플, 수박, 포도, 토마토 등을 먹고 알레르기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학회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생과일이나 채소를 먹은 후 입안이 가렵거나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알레르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함께 피부반응검사, 혈액검사(특이 IgE 및 성분항원검사), 필요시 경구유발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증상이 구강에 국한되지 않고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호흡곤란, 후두부종 등 전신반응으로 진행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 위험이 있어,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렌 등의 비상약 지참이 필요하다.
학회는 "치료의 가장 기본은 원인 식품 회피"라며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음식을 무분별하게 모두 피하기보다는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원인 식품과 교차 반응이 가능한 식품을 구분해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연구에서는 꽃가루 면역치료가 PFAS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도 있지만, 아직 확립된 치료법은 아니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자주 소비되는 토란, 들깻잎, 더덕, 도라지, 연근, 쑥갓 등도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생채소 섭취 시에도 주의가 요구된다.